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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문제 오류 지적했다고 재임용 탈락, 성대는 각성하라

민교협 기자회견, 대학당국과 맞서 10년 투쟁해온 김명호 교수 복직 촉구
입력 :2005-11-03 10:49 김현미 ([email protected])기자

민주화를 위한 전국 교수협의회(공동상임대표 김세균 외, 이하 민교협)는 2일 오전 10시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임용심사에서 부당하게 탈락한 김명호 전 성균관대 수학과 교수를 복직시킬 것을 강 력히 촉구했다.

김명호 전 교수는 성균관대에 재직하고 있던 95년 성대 본고 사 수학문제를 채점하는 도중 문제에서 심각한 오류를 발견하고 학교 당국에 보고했 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으며 결국 재임용심사에서마저 탈락 했다.

▲ 민교협은 2일 오전 10시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에서 김명호 전 교수의 복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민교협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화영 전국교수노조(이하 교수노조) 부위원장은 “입시문제의 오류를 지적한 김 교수가 대학당국에 불경죄로 걸려든 것”이라며 “재임용 제도를 악용한 대학당국은 학자적 양심을 짓밟아 버렸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성대 교수노조 교권실장 또한 부당하게 자리에서 내몰린 김 전 교수에 대해 “학문의 전당인 대학에서 이렇게 비상식적인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게 안타깝다”며 “김민수 서울대 교수에 대한 복직판결이 났음에도 김명호 전 교수에 대한 판결은 오히려 이와 반대인 것이 어이없다”며 재판 당국에 대해 성토했다.

김명호 전 교수는 재임용 탈락에 대한 부당함을 밝히기 위해 '합리적 절차를 거치지 않은 재임용거부결정을 취소하고 교수지위에 있음을 확인해 달라’는 청구 소송을 냈으나 서울중앙지법(재판장 이혁우 부장판사)은 지난 9월 21일 원고의 이같은 청구를 기각했다.

이날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는 본고사 입시문제의 오류를 지적한 데 대한 보복으로 재임용 거부 결정이 내려진 것이라 주장하지만 이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부족해 피고가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보기 어 렵다’고 밝혔다.

▲ 김명호 전 교수가 95학년도 성균관대 본고사 수학문제 오류를 발견하고 총장에게 보낸 보고서ⓒ 김명호 전 성균관 대 교수
하지만 김 전 교수 사건은 당시 국제적인 수학, 과학저널의 지면에까지 오르면서 사건의 부당함이 세계적으로도 알려진 바 있다. 수학저널인 <매스매티걸 인텔리전서>와 과학저널인 <사이언스>는 김명호 전 교수가 재임용에서 탈락한 사건을 기사 로 내보내면서 학교당국의 결정을 강력히 비판한 것이다.

윤기원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 사건은 사립학교법 개정 그리고 사학의 민주화가 얼마나 절실한지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이와 같은 상황에선 대학당국과 재단의 압력으로 학자적 양심을 팔 아야할, 그리고 팔고 있을 교수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꼬집고 “사학을 특정인을 소유 가 아닌 사회구성원이 민주적으로 운영해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0년 동안 홀로 거대한 학교당국과 사법부와 맞서 온 김명호 전 교수 는 “지난 10년 세월을 돌이켜 보면 사학의 부패뿐 아니라 사법부의 부패 행태에 대해 서도 많이 알게 됐다. 현재 나와 같은 입장에 있는 이들은 모든 것이 대법원의 결정에 달려있다. 그래서 씁쓸하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3개월 동안 매일 아침 대법원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사법당국의 책임 있는 판결을 촉구하고 있다.

기자회견 진행을 맡은 김세균 서울대 교수는 “복직하기 전까 지 김민수 교수에 대해 교수들 사이에서 엄청난 인신공격성 얘기가 나왔다. 김민 수 교수를 잘 모르는 사람이 들었으면 아마 김 교수가 나쁜 사람인 줄 알았을 거다”며 “ 김명호 교수께서도 아마 교수들 사이에서 왕따를 당하셨을 거다”며 홀로 힘겨운 싸움을 벌여온 김 전 교수께 다같이 힘을 실어주자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세균 민교협 대표, 이화영 교수노조 부위원장, 이성대 교수노조 교권실장, 김선광 민주주의를 위한 법학연구회 총무위원장, 변연식 천주교인권위원회 위원장, 윤기원 민 변 변호사가 참석해 김 전 교수의 복직을 촉구하는 데 입을 모았다.



지난 10년간 김 전 교수가 정리한 사건 일지 사이트 바로가기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는 누구인가

'학과장’으로 추전 받았던 교수가 하루아침에 재임용 부적격자로 판정받고 학교에서 쫓겨나야만했다. ‘해교행위’ ‘학사행정 문란’ ‘연구논문의 부적격’이 학교 측이 내건 재임용 탈락사유. 그리고 10년의 시간이 흘렀다.

이 사건의 주인공은 김명호 전 성균관대 수학과 교수.

지난 1995년 성균관대 본고사 채점위원으로 수학문제를 채점하던 김명호 전 교수는 문제에 심각한 ‘오류’가 있음을 발견하고 학교 당국에 오류 사실을 보고했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 돌 아온 건 ‘정직 3개월’이라는 징계였다.

수학과 교수들이 김 전 교수에 대한 징계요구서를 제출하고 그 해 12월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결과였다.

이 같은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그는 교육부에 징계 재심을 청구, 정직 대신 ‘견책(잘못을 꾸짖고 나무람)’을 받았다. 그러나 그 사이 그는 부교수 승진에서 탈락했으 며 견책판정이 나기 5일 전 학교 측으로부터 해고통보를 받았다.

당시로선 김명호 교수의 재임용 탈락이 성균관대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성균관대 측은 김 전 교수가 지적한 문제 오류에 대해 “오류 논쟁으로 무작정 채점을 미룰 수 없다”며 모범답안을 수정, 부분점수를 주는 방식으로 사건 자체를 덮어버렸다.

김 전 교수에 따르면, 1995년 1월 그를 학과장으로 추천했던 교수는(주: 채영도) 김 전 교수가 발견한 오류가 있는 문제를 출제했던 교수 중의 한 명. 그는 오류를 지적받은 후 180도 태도가 돌변, 수학과 내 다른 교수들과 함께 김 전 교수가 해교 행위를 했으며 학사행정을 문란케 했다고 주장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수학 교육과 교수들까지 이들과 동조해 김명호 전 교수가 잘못을 저지르는 등 해교 행위를 했다고 입을 모았던 것.

그가 부교수로 승진하기 위해 제출했던 연구논문 도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그 논문은 93년 좋은 성적으로 평가된 것. 하지만 똑 같은 논문은 이 사건 이후 진행된 논문심사에선 형편없는 평가를 받았다. 논문 심사위원 중 한명은 오류가 있던 문제를 출제했던 교수였다.
(: 이우영, 채영도 교수는 출제위원이었으며 논문심사위원 => 보복성 연구실적심사표들)

재임용 탈락 후 이 사회에 대해 환멸을 느낀 김명호 전 교수는 결국 뉴질랜드로 떠 났다. 하지만 그가 할 수 있던 일은 ‘수학’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일. 그러나 어렵게 구 한 일자리는 한 대학 수학과의 ‘무보수’ 연구교수직이었다. 가족을 부양해야할 그는 다시 미국으로 이동해야했다. 하지만 여기서도 구할 수 있었던 일자리는 무보수 연구 교수직 뿐.

하지만 그는 다행스럽게도 수학이 아닌 새분야 정보과학(information science)을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박사 후 과정(포스트 닥)으로 한 교수 밑에서 일을 하게 됐다.

새로운 분야에서도 그는 두각을 나타냈다. 기존의 방법이 아닌 다른 원리를 적용하는 획 기적인 방법을 찾은 것이다. 그러나 ‘박사 후 과정’의 신분은 연구교수의 영향이 큰 게 사실. 이 같은 내용으로 논문을 발표하려는 그에게 연구교수가 그 논문을 자신의 이 름으로 발표하겠다고 했다. 공동저자는 용납하더라도 자신의 이름을 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항의했던 그는 연구실에서 또 한 번 쫓겨날 수밖에 없었다.

현재 매일 아침 8시 15분이면 어김없이 대법원 앞에 나타나는 김명호 전 교수. 두 번씩이 나 학자적 양심을 지켜낸 그에게 사법부의 제대로 된 판결만이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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