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디비기
   
남로당 딴지방송국 딴지관광청 딴지몰 신딴지독투 지난신문

[감사] 한려대학교 교수협의회입니다.

2000. 5.20.토요일
한려대학교 교수협의회

안녕하십니까! 한려대학교 교수협의회입니다.

재작년('98년) 11월부터 작년 8월까지 10차례에 걸쳐 딴지일보에 저희 교수협의회에 대한 기사가 나간 후, 폭발적인 네티즌들의 성원이 있었고 1만 7천여명이 "이홍하 교육계 완전 퇴진과 한려대학교 시립화"를 위한 서명에 참여해 주셨습니다. 또한 지난 해 정기 국회에서는 이홍하의 비리와 부정이 국정감사의 도마에까지 올라 국회 속기록에 영원히 기록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홍하와 완전히 일심동체가 된 교육부의 이해할 수 없는 결정으로 학교는 다시 이홍하의 손으로 완전히 넘어갔고, 지난 해 8월에 이어 올해 2월로 저희 교수협의회는 소속 교수 15명 전원이 모두 해직되어 학교에서 쫓겨남으로써 이제는 '한려대학교 해직교수협의회'로 이름을 바꾸어야 할 처지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저희는 호남의 대표적 악덕 사학 재벌인 이홍하 씨 내외 및 그들과 결탁한 교육부 내 부패 관료를 상대로 있는 힘을 다해 간단 없는 저항을 계속해 왔습니다. 남은 회원이 불과 15명인 저희는 지난 2년 동안 5천만원이 넘는 회비를 갹출하여 사용하면서, 한달 동안 번갈아 밤을 새며 자비로 수백 쪽에 이르는 백서를 발간하여 각계 각층에 송부하고, 백여 차례 가까이 
성명서를 써서 해당 기관과 언론사에 보내고, 닷새에 걸친 단식 농성과 일주일 간의 교육부 앞 시위 등을 했습니다.

교육 당국이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다면, 이러한 모든 노력은 애초부터 불필요한 것이었습니다. 정상적인 경로로는 도무지 문제 해결 방법이 없다는 것을 무수한 시행착오를 통해 깨닫고서, 정치가도 시민운동가도 아닌 교수들이 연구실을 박차고 나와 신문사-방송국-정당-국회-시민단체-일반 시민을 찾아 거리를 헤맬 수밖에 없는 현실 자체가 참으로 서글프고 개탄스러운 일
이었습니다.

그러한 힘겨운 저항 과정에서 거둔 성과도 적지 않았습니다. 우선, 광주예술대학 교수협의회의 고발과 진정을 통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결과, 이홍하 씨 내외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죄목 외에도 사문서변조·변조사문서행사·건축법 위반·국토이용관리법 위반·사립학교법 위반·뇌물공여·허위공문서작성·허위작성공문서행사·부동산중개업법 위반·뇌물수수 등의 죄목으로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 '범죄자'라는 사실이 움직일 수 없이 확정되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한려대 교수협의회의 제보와 진정에 힘입어 지난 해 정기 국회에서는 이홍하 씨 내외의 온갖 비리가 국정 감사의 도마에까지 올라 국회 속기록에 영원히 남게 되었습니다. 교육위원회 의원들은 소속 정당을 막론하고 이구동성으로 이홍하 씨 부부의 파렴치한 등록금 횡령과 전횡을 맹렬하게 성토했고, 그런 범법적인 학교 운영을 방관한 교육부의 무책임을 신랄하게 따졌습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또한 KBS와 MBC '뉴스데스크'의 '카메라출동'과 '시사매거진 2580' 등의 고발 보도를 통해 이홍하 씨의 비리가 온 국민 앞에 적나라하게 드러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명백한 비리와 범죄에도 불구하고 교육 당국은 끝까지 범죄자를 감싸고 돌면서 이홍하 씨에게 한려대의 운영권을 그대로 넘겨 주는 파렴치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 결과 그의 부정과 전횡을 고발하고 그에 저항했던 저희 교수협의회 교수들이 모두 해직되게 된 것입니다. 

또한 등록금 인상에 항의했다는 이유로 학생회장과 간부들을 무더기로 제적시키는가 하면, 자신에게 굴종하는 남아 있는 교수들 을 쥐락펴락하면서 하루아침에 전임강사에서 시간강사로 강등시키지를 않나, 진작에 조교수로 승진되어야 할 근무 5년차 교수들을 신규 채용 형식을 빌어 새로 전임강사로 발령하는 등 듣도보도 못한 온갖 해괴한 편법과 전횡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설립자 내외의 부정 부패로 이미 지역 사회에서 위신이 실추될 대로 실추된 한려대는 올해 신입생 모집에서 6백 여명 정원에 1백 몇 십명이 지원하여 학교로서의 존립이 위태로울 만큼 형해화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결과는, 범죄자 이홍하 씨 내외를 몰아내고 양심적인 관선이사를 받아들여 학교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국회의원-시민단체-교수협의회의 정당한 요구를 교육부가 끝내 무시한 결과인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그뿐 아니라 이홍하 씨는 그 사이에 충남 아산 땅에 서남대 분교 설립을 승인받았고, 학생 등록금을 횡령하여 매입한 경기도 화성 땅에도 새로운 학교 설립 인가를 받아냈으며, 광주시 광산구에 있는 폐교를 인수하여 보건전문대학 설립 인가를 받아내는 등 그칠 줄 모르는 탐욕으로 새로운 학생 등록금을 착취할 또다른 문어발을 마련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저희는 힘겨웠던 지난 2년간의 저항 과정에서 무수한 배신을 맛보았습니다. 자신이 운영하는 학교 학생들의 등록금을 빼내다가 자기 자식의 등록금과 전세금을 내고, (서남)대학 총장 신분으로서 자식보다도 어린 총학생회장을 음식점으로 불러내 돈으로 매수하려 한 이홍하 씨의 파렴치한 행태는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인간성 자체에 대한 배신이었습니다. 

또한 자기 제자의 등록금을 횡령하는 장본인이 누구인지 뻔히 알면서도 알량한 교수직을 유지하기 위해 이홍하 씨에게 빌붙어 그의 주구로 행동하는 대다수 동료 교수들의 행태는 지식인의 기회주의와 훼절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부끄러운 모습인 동시에 제자와 학부모와 동료에 대한 배신이었습니다. 

그들은 심지어 이홍하 씨의 대변인이 되어 "교협 교수 몰아내면 학교 정상화 실현된다! 교협 교수 추방하여 학교 정상화 앞당기자! '한려대학교 매교자 명단' ○○○, ○○○, ○○○,……○○○"이라고 쓴 현수막을 학교 앞 거리에 매달아 놓기도 했으며, 학교 재단의 사주를 받아 교수 57명이 연대 서명하여, 교수협의회 교수들이 "사회주의식 논리를 펴고" "공산당식 행태를 보이고" 있으며 "재단을 포함한 전 구성원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노력하고 있으니 선처해 달라는 요지의 탄원서를 교육위원회 의원 전원에게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명색이 대학 교수라는 사람들의 이와 같은 처참한 행태를 곁에서 바라보고 있노라면 저희 자신부터 부끄러움과 자괴감에 저절로 고개가 떨구어집니다.


그러나 저희는 암담한 배반의 현실 속에서 직업적 목숨을 걸고 불의에 저항했던 지난 2년간의 싸움을 통해 각자의 좁은 전공 영역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생생한 깨달음을 얻게 된 것을 크나큰 소득이요 더 가치 있는 공부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 싸움의 과정에서 한국 사회의 현실에 대해 이전보다 훨씬 생생하고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되었으며, 굴절된 해방 전후사를 절실한 마음으로 다시금 돌이켜보게 되었고, 위기 앞에서 인간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를 지켜보면서 인간성에 대한 전에 없던 새로운 이해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저희는 지나온 과정에서 아직도 이 사회에는 양심을 지키려고 애쓰는 분들이 각각의 영역에서 소수로나마 남아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이 사회를 좀더 밝게 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사시는 분들을 만나 연대의 어깨동무를 하게 된 것을 큰 기쁨이요 보람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는 그동안 교직자로서 최소한의 양심을 지키면서 저희가 가르친 학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길을 걸어온 것을 큰 다행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저항 속에서 얻은 지난 날의 경험을 자양분으로 삼아 앞으로도 더욱더 어둠을 밝히는 촛불로 살아갈 것을 다짐합니다. 그뿐 아니라 이제까지 저희를 지켜보아 주시고 도와주신 모든 분들의 성원을 바탕으로하여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이홍하 씨와 같은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인물이 교육계에 남아 더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하지 못하도록 그의 여죄
(餘罪)를 막고, 이미 저지른 죄의 대가를 받게 하는 일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저희 15명의 교수 가운데 6명은 이미 지난 해 8월 말로 해직되었지만 지금까지 변함없이 이홍하의 교육계 퇴진을 위해 싸우고 있고, 저희 모두는 앞으로도 힘을 다해 올곧은 싸움을 계속할 것입니다.

그동안 저희의 외로운 싸움을 지켜보아 주시면서 성원해 주신 딴지일보 독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 중에 "이홍하 교육계 완전 퇴진과 한려대학교 시립화"를 위한 서명에 참여해 주신 1만 7천여 네티즌 제위께도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저희 한려대학교 교수협의회를 성원해 주신 딴지일보 독자 여러분들께 다시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nd.gif (214 bytes)

2000. 5. 15. 스승의 날에   
한려대학교 (해직) 교수협의회 회원 일동 올림



추신 1> 오는 5월 20일 토요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는 '교육마피아 이홍하, 그 비리의 끝은 어디인가' 편이 특별 방송됩니다. 이 방송을 보시면, 이홍하 씨가 어떤 사람이며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그를 비호하는 배후 세력이 누구인지, 그에게 저항하며 양심적으로 싸우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종합적으로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예고 방송도 이미 나간 상태입니다. 이홍하 씨가 변호인을 통해 '방송 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으나, 법원에 의해 기각되었습니다. 그런 악질적인 반사회적 범죄자에게는 더이상 훼손될 '명예'가 남아있지 않다는 사실을 법원에서 인정한 것입니다.
 

추신 2> 한려대 해직교수협의회 홈페이지에 들어오시면, 국회 속기록과 이홍하 씨 관련 재판 판결문을 비롯한 많은 생생한 자료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메일 주소는 kyohyub@mail.hitel.net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