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부패 온상 사학재단의 투명성 차원
노무현 사학법, 누가 반대했나?

지난 2005년 사립학교법(사학법) 개정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사학법 개정을 위해서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싶다"고 했을 만큼 사학의 부정부패와 비민주적 운영에 심각한 우려를 했습니다. 노무현이 사학법 개정을 주창했던 것은 사립대학을 비롯한 사립학교의 경영 투명성을 높여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교육의 질적 혜택을 받도록 하는데 있었습니다. 그 당시 노무현 참여정부가 추진하고자 했던 사학법의 주요 내용을 살펴볼까요.

노무현이 추진했던 사학법 개혁 주요내용

◆ 이사회 제도 개혁
- 개방형 이사제 도입
- 임원의 승인취소의 요건 확대
- 임원의 직무집행 정지 제도 도입
- 이사회 회의록 작성 후 참석 이사 기명 날인 서명 후 의무적 공개
- 비리재단 복귀 기한 5년으로 연장, 복귀 시에도 재적 이사 2/3 찬성 요구

◆ 감사제도 내실화
- 감사전원이 확인, 날인한 감사증명서 첨부
- 개방형 감사제 도입
- 감사의 중임을 1회로 제한
- 학교 법인으로부터 독립된 공인회계사 또는 회계법인의 감사 증명서 제출
- 학교 예결산 학교운영위원회 자문을 필수로 함
- 학교 예결산 전면 공시 의무화
- 학교장의 임기를 4년 이내로 제한하고 1회만 중임하도록 연임 제한

◆기타 경영 투명성 강화
- 친인척 이사수를 1/4로 제한
- 이사장의 배우자, 직계존비속 및 배우자의 교장 임명 금지
- 교육부, 교육청 관료들의 사학 이사 진출 제한



사립학교법은 사립학교의 특수성에 비추어 그 자주성과 공공성을 제고해 사립학교의 건전한 발전을 목적으로 1963년 제정돼 여러차례 개정돼 왔습니다. 사학법을 노무현 참여정부가 개정하려 한 이유는 법이 보장하는 사립학교의 자주성이 모든 권한을 가진 이사장 중심 사학재단의 권력독점에 이용돼 사학재단에 전횡과 비리가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사학은 공공성 상실, 공개적 영리추구 등 기업 보다 더 심하게 부패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학도 권력 분산과 투명한 경영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사학법 개정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후 사학법 개정에 대해 한나라당과 보수 뉴라이트 기독교 개신교계로부터 조직적 반발에 직면했습니다. 당시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현 대통령)이 앞장서 청계광장에서 촛불시위를 했습니다. 사립학교 재단의 이익을 위해 박근혜와 이명박이 앞장 선 셈입니다. 그 당시 박근혜는 사학법에 대해 노무현 정부의 만행, 교육 파괴정권이라는 원색적 비난을 했습니다. 사학재단의 이익을 지켜주기 위해 이런 말을 하다니 어이없는 일입니다. 자율성 미명 하에 사립학교의 이익 무한보장을 외친 것이지요.

박근혜와 뉴라이트 개신교 집단의 사학법 반대, 탐욕의 사슬인가?

그런데 사학법 개정을 반대한 정치인들의 이면을 보면 황당할 정도입니다.

박근혜 전 대표, 정몽준 전 대표, 나경원 최고의원, 강석호 의원, 장제원 의원 등 한나라당의 현직 의원들이 사학의 이사장 출신입니다.

또한 사학과 이들 정치인들은 정치후원금으로 관련돼 있기도 합니다. 조전혁 의원이 상지대 전 이사장으로부터 500만 원 후원금을 받는 등 박근혜, 이군현, 주성영 의원 등 많은 한나라 의원들이 사학 이사장 또는 총장 등으로부터 정치후원금을 받아온 바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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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이 사학의 투명성 차원 사학법 개정을 했으나 이명박 박근혜 등과 기독교계 사학은 반대했다 결국 노무현의 사학법 개정을 통한 사학 개혁은 한나라당과 사학들의 반대로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현재와 같은 엄청난 비리와 부패가 저질러 졌습니다. 오마이뉴스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 사학법 개정 이후 약간 주춤해 보이던 사학비리가 2008년 이명박 정부 이후 특히 2010년 유난히 많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또한 상지대와 조선대, 세종대 등 기존의 비리사학 문제는 여전히 출구를 못찾고 헤매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최근 2010년 이후 대표적인 사학비리를 몇가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서울 S외고는 2대에 걸쳐 아버지, 어머니, 아들이 입학장사와 횡령으로 100억 원의 부정을 저질렀다가 줄줄이 감옥으로 가거나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경남 M대학은 총장과 부총장이 호주에 있는 친척과 짜고 학교돈 51억 원을 횡령하여 해외 골프장을 샀다가 감옥에 가고 유죄선고를 받았습니다.

부산의 한 장애인학교는 장애인 학생들에게 지원된 공금을 10여 차례나 빼돌려서 이사장 사택을 짓는 철면피 같은 짓을 하다 적발됐습니다.

서울의 H초등학교는 입학 장사로 학생 1인당 1000만 원씩을 받아 18억의 비자금을 조성해 이 돈으로 골프를 치거나 경조사비로 사용하다가 적발된 바 있습니다.

서울 Y고는 바지사장을 내세워 학생들 급식비를 8억이나 사기쳐 재판을 받고 있고, 그 급식업체 대표와 직원들과 함께 학교 돈으로 해외 여행을 다니다 적발되는 어이없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사학비리는 너무 많습니다. 자세한 사학비리 현황은 더 보기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2010년 이후 채용 금품수수와 횡령 등 사학비리 사례 현황


최근까지 사립학교 이사장과 총장, 교장 등이 입학장사, 채용비리, 학교 공금횡령 등의 사학 비리로 감옥에 가거나 유죄선고를 받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 2010년 이후 사학비리로 물의를 일으킨 대표적인 사례만 오마이뉴스에서 모아본 내용입니다. 2010년 이후 사학비리만 대략 모아본 사례가 무려 30개 가까이 될 정도로 엄청나게 많습니다.

* 의대편입 대가로 44억, 대학 교수 채용 대가로 2억 수수 이사장
2011년 2월 19일 지방의 A사립대 J아무개 이사장은 지방대의 학생을 서울 소재의 의대에 편입시켜 주고, 졸업 뒤에는 교수로까지 채용해 주겠다면서 44억을 받았다가 무산되자 학생은 돌려달라고 소송을 냈고 법원에서 모두 돌려주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 J이사장은 2010년 5월에도 시간 강사를 정식 교수로 채용해 주겠다며 2억여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다.

* 경기 C학원 수업 안 하고 월급받던 이사장 사위 중징계, 임원 전원 승인 취소
2011년 2월 17일 경기도교육청은 경력을 위조하여 교장을 하다가 자격을 박탈당한 H교사(이사장 사위)가 수업도 않고 월급을 받아가고, 민간인일 때에도 학교공금으로 4대 보험금을 납부하고, 사실 상 전권을 받아 이사장 역할을 한 혐의 등으로 중징계를 요구하고, 이사 선임 절차를 위반했다는 이유 등으로 경기도 평택 C학원 임원 전원에 대해 승인을 취소했다.

* 교수채용 대가 4억 금품수수 S대학 총장 실형 선고 법정 구속
2011년 2월 10일 광주지법은 교수 지원자 4명으로부터 채용 대가로 1억 원씩 총 4억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남 강진 S대 전 총장에 대해 징역 1년6월에 추징금 4억 원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또 L씨의 범행을 도운 사무국장 C아무개씨와 감사실장 J아무개씨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 총장은 교비회계 36억 원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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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인가대학 설립 후 불법 학위장사 목포 K대학
2011년 2월 10일 광주지방검찰청 목포지청은 수도권에 미인가 학교를 설치하여, 브로커를 동원해 학생을 불법 모집하고, 출석부를 조작하는 등의 방법으로 학위장사를 하다 적발된 K대학 총장과 브로커 등 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 교수채용 대가 1억4천 챙긴 군산 S대 총장 구속
2011년 2월 8일 전북경찰청은 자신이 총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서해 S대학에 교수로 채용해 주는 대가로 교수 2명에게 각각 7000만원씩 1억4천을 받아 챙긴 혐의로 이 대학 O총장을 배임수재 위반으로 구속했다.

* 학생 1인당 천만 원씩 18억 비자금 조성, 1억 횡령 서울 H초 교장 기소
2010년 12월 서울중앙지검은 사립학교인 서울 H대 부속초등학교 J교장을 학부모로부터 받은 학교발전기금 1억6000여만 원 중 약 9100여만 원을 빼내 골프를 치거나 개인 축의금 등 개인적 용도 등에 쓴 혐의로 업무상 횡령으로 불구속기소했다. 이 교장은 학부모들로부터 입학 대가로 학생 1인당 1천만 원씩 118명으로부터 총 18억여 원을 받았다. 초등학생까지 돈으로 보고 입학장사를 하는 사립학교의 한심한 사태가 사실로 확인되었다.

* 국민 세금으로 지원된 장애인학교 공금 횡령하여 이사장 사택 수리한 교장
2010년 12월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교육청에서 지급하는 학교운영비로 학교 교실 등 시설보수와 물품구매를 한 것처럼 허위 서류를 작성하는 수법으로 10여 차례에 걸쳐 4130만 원을 횡령하여 이사장 사택 수리에 사용한 혐의(업무상 횡령)로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부산의 H특수학교인 K교장과 이사장 부부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 급식비만 8억 사기, 금품수수, 횡령, 서류조작 서울 S학원 Y고
2010년 12월 서울 교육청 감사결과, S학원 J이사장은 학교시설공사 관련해 7천만 원을 부정 수수하였고, 학생들의 밥값인 급식비리 8억8000만 원 사기로 기소되었다. 기간제교사를 이중으로 임용해 수업을 맡기지 않고도 세금을 지원받아 보수를 지급해 사기죄로 기소되어 벌금 5백만 원을 선고받았고, 인사위원회회의록과 이사회회의록을 조작하였음이 밝혀졌다. 결국 이사장은 불구속 기소되고 이사 전원은 임원 승인이 취소되고, 전 교장 등 7명은 해임 징계가 요구되었다.(이를 고발한 교사를 2번이나 파면시켰는데, 파면된 이 교사는 지난 6.2지방선거에서 교육위원으로 당선됐고, 법원에서도 파면 무효 판결을 받았다.)

* 학교매각, 회의록 위조, 배임 횡령, 채용비리 등 서울 J여고
2010년 12월 서울교육청은 J여고 감사에서 교육청 허가 없이 3억3000만 원에 이르는 법인 재산 토지 횡령, 인사위원회 회의도 없이 교사 채용 등 금품 수수 의혹, 교감은 인사청탁 대가로 금품을 제공하여 징역 9월, 집행유예 2년 선고, 이사회회의록 허위 작성 등 각종 부정을 밝히고 이사 5명은 임원승인이 취소하고, 교직원 2명은 중징계, 1명은 경징계를 요구했으며, 횡령 또는 유용한 7억4500만 원 회수 또는 반환 조치를 내렸다. (참고 : 2006년 감사원 감사에서 9억의 학교 재산 무단 처분, 4억5000만 원 횡령, 학교 돈 8억8630만 원을 친인척 제공, 발전기금 2억2500만 원을 개인채무 변제 등 업무상 횡령으로 전 B이사장이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2년 선고)

* 경남 M대학 총장(구속)과 부총장(불구속) 51억 횡령하여 해외 골프장 구입
2010년 11월 창원지법은 호주 골프장과 부동산 영업을 위해 총 51억 원의 학교 교비를 횡령한 혐의로 구속된 M사립대학 L총장과 불구속 기소된 S부총장에 대해서 각각 총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부총장은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입학 정원을 초과해 모집한 후 이를 숨기기 위해 합격자 수를 조작한 혐의도 받고 있다.

* 미인가 사립대학 설립하여 학위장사하다 10명 불구속 기소
2010년 11월 인천지검은 미인가 분교를 설치·운영하고, 부정학위를 수여한 혐의 등으로 지방소재 4개 대학 총장과 교수 등 11명을 적발하여 K 총장 등 10명을 구속 또는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학생을 모집해 주겠다'고 접근한 브로커를 겸임교수로 임명한 뒤 학생수에 따라 1억4천만 원을 건네고, 경북 K대학은 출석부를 출석하지도 않은 학생들의 출석을 조작하여 65명에게도 학위를 수여하는 등 학위 장사를 하다 적발되었다.

* 교비 52억5000만 원 횡령 등 126억 원 편취한 충북 C학원 이사장 구속
2010년 10월 청주지검은 재개발사업 시행자인 C씨와 공모해 학원 소유 토지를 사채업자에게 담보로 제공한 뒤 52억5000만 원 상당의 토지를 횡령한 것을 비롯해 다음해 1월께에는 토지를 담보로 허위의 매매확인서와 매각대금 완납확인서 등을 은행에 제출해 126억 원을 편취하여 고급빌라를 구입하는 등 개인용도로 사용한 충북 C학원 이사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또 함께 개인회사 운영자금 등으로 교비를 빼돌린 학교법인 관계자 2명을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하고 달아난 C씨를 기소중지했다.

* 80억대 횡령으로 국회의원 의정부 S학원 이사장 회기 중 구속
2010년 9월 의정부의 S사학법인 이사장이었던 K 국회의원은 학교돈 80억을 횡령한 혐의로 15년 만에 국회의원이 회기 중에 구속되는 망신을 당했고, 그 처남이 이미 징역형을 받아 감옥에 갔고, 설립자인 아버지까지 수사 선상에 올라 있는 상황이다.

* 경기 평택 H고 학생 앞 교사 체벌 교장은 41년째 교장하며 족벌 운영
2010년 9월 경기도 평택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장이 학생들 앞에서 교사를 체벌하여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데 이 학교는 부인은 이사장, 남편은 교장, 딸은 교감, 사위는 기획실장, 아들은 교사로 근무하는 전형적인 족벌사학이다. 남편은 무려 41년을 교장으로 근무하면서 그들만의 왕국을 건설하였으며, 정년이 20년이나 지난 지금도 1년에 8천만 원이 넘는 임금을 국민의 세금으로 지급받고 있다.

* 대한민국 최고 예술학교 교장 2명 수억 횡령으로 징역형
2010년 8월 대법원은 대한민국 최고의 예술학교라는 S예고와 Y학교 전직 교장 두 명에 대해 학부모로부터 불법 학교발전기금을 받아서 이 중 A씨는 1억1000만여 원을 카드대금 결제, 전별금 등으로 쓰거나 교직원 등과 나눠 가진 혐의로, B씨는 학교발전기금 12억 원 중 2억5000만여 원을 부하직원 횡령금을 메우는 데 쓰고 퇴임 때 2억 원을 갖고 간 혐의 불구속 기소됐던 이들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확정 판결을 내렸다.

* 아버지, 어머니, 아들이 2대에 걸쳐 학교돈 100억 횡령 서울 S외고
2010년 7월 S외고에서는 이사장과 그의 어머니인 교장이 최소 17억 원의 학교공금을 횡령한 혐의와 학부모 20여 명으로부터 부정입학 대가로 1억7천여만 원을 받은 혐의로 아들인 이사장은 구속, 어머니인 교장은 불구속 기소되었다. 설립자인 아버지(전 이사장)는 2000년 학교 공금 26억 원을 횡령하여 감사원에 적발되었고, 2006년에는 24억 원을 빼돌려 유죄선고를 받아 쫓겨난 바 있다. 이렇게 아버지, 어머니, 아들로 이어지는 2대에 걸쳐 학교 공금 100억대를 횡령하고 부정 입학 대가를 받았다.

* 학교인수 후 교비 68억 횡령하여 사설경마장 운영 이사장 징역 5년 선고
2010년 7월 서울중앙지법은 Y대학을 인수하면서 새마을금고에서 20억 원을 빌린 뒤 교비로 이를 변제하고, 인수 뒤에는 교비 68억여 원을 빼돌려 사설경마장 운영자금, 채무 변제 등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구속기소된 이사장 B아무개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 목포 J고 이사장과 행정실장이 짜고 2억5천 횡령
2010년 6월 광주지검은 목포시 J고 이사장과 행정실장이 공모해 거래처로부터 학교 물품을 구입한 사실이 없음에도 허위 서류를 작성해 친인척 명의의 차명계좌로 돈을 입금시킨 뒤 되돌려 받는 방법으로 교비 2억500만 원을 횡령한 혐의(업무상 횡령)으로 불구속기소했다.

* 청주 S학원 전 이사장 횡령 구속, 현 이사장 업무방해에 횡령 추가돼 유죄
2010년 6월 청주지법 항소 2부는 청주 S학원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현금 53억여 원을 예치하겠다는 협약을 체결했으나 차용금 등으로 20억 원만 예치한 뒤 거짓통장을 제출하여 이사들과 교육부를 속여서 이사장으로 취임하여 업무방해 혐의와 수익용 기본재산 임대료 명목으로 1억여 원을 받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P아무개 이사장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미국으로 도주했던 전 이사장은 귀국 후 횡령으로 구속되었다.)

* 김해 J학원 이사 등 채용 대가 2억 수수 구속되어 유죄 선고
2010년 5월 창원지법은 교사 지망생 3명으로부터 1억9500만 원을 받고 교사로 채용해 준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해의 J사학 재단이사 L씨(이사장의 아들)와 전 교사 C씨에게 각각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2천900만 원과 1억6천600만 원의 유죄선고를 내렸다.

* '학교돈 7억 횡령'한 경기 Y대 이사장 기소
2010년 5월 서울중앙지검은 대학의 기획실장과 짜고 교내 골프연습장 시공업체에 "공사대금 중 3억 원을 학교발전기금으로 내라"고 요구해 받은 3억 원을 빼돌려 개인적 용도에 쓰고, 재단 소유 토지를 팔기로 하고 받은 4억 원을 횡령하는 등 학교 공금 7억 원을 횡령한 혐의(업무상 횡령)로 경기 Y사립대 이사장 J아무개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 서울 D외고 21억 불법찬조금으로 수십명 징계 및 경찰 수사 중
2010년 4월 대한민국 최고 학교라는 서울 D외고는 학부모로부터 수년간 21억의 불법 찬조금을 조성하여 교사 회식비 등으로 사용한 것이 학부모의 고발로 드러나 이사장이 물러나고, 교장 등 교사 전원이 교육청으로부터 징계요구되어 무더기로 징계를 받는 사태가 발생하였고, 현재는 학부모의 고발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 부산 K학원 5000만 원 수수 채용 브로커 구속, 이사장 불구속 기소
2010년 4월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호텔 커피숍에서 K학원에 "과학교사로 채용해 주겠다"며 현금 5천만 원을 받은 전직 교사 H씨를 구속하고, 900만 원을 받은 이사장 Y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교사 지망생이 돈을 주었으나 채용되지 않자 경찰에 고소해 덜미가 잡혔다.

* 서울 L학원 이사장 아들인 교사, 2억3000만 원 수수 구속
2010년 4월 서울중앙지검은 서울 L법인 이사장의 아들인 K교사를 교사 지망생 7명에게서 2억3000여만 원의 금품 향응을 받은 혐의로 긴급 체포하여 구속 기소했다. 피해자들은 K씨의 부친이 재단 이사장인 점을 알고 쉽게 속아 넘어갔는데 피해자들은 K씨가 돈만 챙기고 교사 채용 약속을 지키지 않자 경찰에 고발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 경기 파주 J학원 교장, 5000만 원 받고 순위 조작 채용
2010년 4월 파주경찰서는 J사학법인 Y중고 교장을 정교사로 채용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5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L교장이 돈을 받은 지원자의 점수를 조작하는 방법으로 채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교장은 체육부를 창단하면서 시에서 받은 용품구입비 보조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 경기 시흥 P학원 H고 교장(설립자·이사) 2억3000만 원 받아 구속
2010년 3월 경기도 시흥의 P학원 H고 교장 C씨와 교무부장은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되고, 교감 등 교사와 교직원 20명을 불구속 입건됐다. 교장이자 설립자인 C씨는 2009년 교사 2명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5000만 원씩 총 1억을 받아 챙긴 것을 비롯, 최근 5년 동안 1인당 500만~5000만 원씩 8명으로부터 총 2억3천만 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C씨는 교사 채용뿐 아니라 식자재 구입과 시설 공사 건으로도 수억 원을 횡령하고 도 의원에게 뇌물을 준 혐의도 받고 있다. 이렇게 비리로 착복한 돈을 부동산 매입 비용과 아들 유학비 등에 사용했다. 남편은 교장이며, 이사장은 교장의 부인, 딸은 교사로, 조카 2명은 행정실 직원으로 근무 중인 전형적인 족벌학원이다.

* 광주 J학원 6명 부당 채용으로 해임 요구된 교장, 해임 대신 연임
2010년 3월 광주 J학원은 2009년 광주교육청 감사에서 2007·2008년에도 교원 채용 비리가 있었음이 밝혀져 부당 합격한 6명에 대한 합격 취소와 최종 결정 권한이 있는 이사장과 교사 채용에 부당하게 관여한 이사 1명에 대해서 해임을 요구되고, 학교장과 인사위원회위원장(교감)에 대해서도 해임이 요구됐지만 그 교장은 정직 3월의 징계만 받고 임기가 만료되자 다시 교장으로 연임하게 됐다.

* 12억 교비 횡령 목포 S학교법인 이사장 영장
2010년 1월 목포 S학교 법인 이사장과 그의 아들인 상무이사가 서로 짜고 학교운영비 4억6000여 만원 등 모두 11억9000여만 원의 교비를 횡령한 혐의로 이사장은 구속되고, 외국으로 도망간 아들은 긴급 수배되었다. 또 법인 산하 S고 행정실 직원과 학교 공사업체 선정과정에서 담합에 참여한 건설업체 대표 8명과 직원 2명을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됐다.

* 경남 C대 K총장 8억8천만원 횡령으로 대법에서 징역 10월 확정
2010년 3월 대법원은 교비회계 자금을 교직원들에게 성과수당으로 지급한 것처럼 꾸미고 이를 기부금 명목으로 송금받는 등의 방식으로 교비 회계자금 8억8000여만 원을 횡령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K총장에 대해 업무상 횡령죄를 적용해 상고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사립대학의 비리도 심각합니다. 현재까지 사립대학의 분쟁 현황만 살펴봐도 알 수 있습니다. 상지대, 덕성여대, 광운대, 세종대, 동덕여대, 조선대, 영남대, 대구대, 경기대 등이 최근 몇년 사이 사학비리 관련 분쟁을 겪고 있는 대학입니다.

특히 상지대의 경우 1993년 비리재단 김문기 전 이사장이 쫓겨났으나, 김문기의 아들을 비롯한 4명의 구재단측 인사가 선임되면서 논란이 다시 확산되고 있습니다.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비리재단에 면죄부를 준 셈이어서 '사학비리 조장 위원회'라는 오명을 듣게 된 것입니다.

영남대도 문제가 큽니다. 1980년대 후반 박근혜 재단이 영남대에서 쫓겨난 바 있습니다. 하지만 2009년에 박근혜 측근들이 복귀했습니다. 전입금은 7억원에 불과했습니다. 총장 직선제 폐지 시도, 교과부 승인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재단이 총장, 대학병원장 등을 장악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경기대도 손종국 이사진이 퇴출된 이후 2004년부터 임시이사 체계 돌입한 바 있습니다. 여타 비리 사학재단도 복귀 시도가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사학재단 비리, 이명박 정부 들어 독버섯처럼 심각한 상황으로 환산돼

지난 4월 한나라당 국회의원이자 최고의원이었던 한국승강기대학 이강두 이사장이 사학비리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이강두는 총장 선거 과정에서 1억 원을 받고, 재단의 기본재산 70억 원 중 30억 원가량을 자신의 업무추진비, 인건비 등으로 멋대로 부정 사용했습니다. 이 대학의 현 총장은 이명박 대통령 취임준비위원회 자문위원이었으며, 2008년부터 현재까지 교육과학기술부 학자금 대출심의위원회 위원, 대학운영자율화위원회 위원과 교육과학기술부 대학선진화위원회 위원도 맡고 있습니다.




사학재단은 비리 부패가 매우 심각한 상황인데 등록금은 매년 높이며 이익을 취하고 있다
또 지난 5월 명지학원 설립자의 아들인 유영구 전 이사장이 교비 횡령 등 무려 25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부정 비리 혐의로 구속되었습니다. 유영구는 회계장부를 허위로 꾸며 1735억 원의 교비를 빼돌려 빚을 갚는 데 사용하고, 교직원들의 임금 일부를 원천징수하는 수법으로 교비 387억 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2010년 9월 발표한 교육과학기술부 2009년 '사립대학 감사 백서'에 의하면 감사를 받은 사립대학에서 횡령, 유용 등으로 발생한 부정액이 2009년 181억, 2008년 32억, 2007년 192억으로 3년간 총 407억에 이릅니다.

현재 서울교육청(교육감 곽노현)은 충암학원, 청숙학원, 진명학원, 상록학원, 숭실학원 등에서 수억에서 수십억, 100억대의 사학비리가 밝혀져 이사승인 취소 결정이 내려진 상태입니다. 한편 지난 10년간 교육부 감사 결과 드러난 재정상 사학비리 총액이 4083억에 달합니다. 여기에 검찰이나 경찰의 수사로 밝혀진 것까지 포함하면 액수는 훨씬 많을 것입니다. 교육부가 매년 10개 내외의 대학만 감사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여 350개에 이르는 전체 사립대학을 고려하면 산술적으로는 사학비리금액이 1년에 1조원가 넘을 수 있습니다.

이명박 "온 나라 전체가 비리투성이"...공정한 사회 구현은 스스로 반성부터

최근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는 대구대, 덕성여대, 오산대 등 임시이사 파견사학의 정상화를 결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들 대학도 모두 구재단이 학교운영에 심각한 비리를 일으키거나 제왕적 학사운영으로 커다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대학입니다. 사분위가 뚜렷한 근거나 명분도 없이 이들 대학의 정상화를 빌미로 일방적으로 비리 구재단을 복귀시킨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만약 비리재단이 다시 복귀한다면 사분위가 오히려 비리 사학재단의 친위대가 되는 셈입니다.


목사 앞에서 회개할 것이 아니라 국민 앞에 사죄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
이러한 사학비리 사태를 보면서, 사학법인이 한나라당의 정치적 지지 세력이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학비리재단을 옹호하는 것이 이명박 정부가 외치는 공정사회에 맞는 것인지 의문입니다.

사립학교의 부정부패와 비민주적 운영은 사학재단의 족벌 운영과 관련이 많습니다. 따라서, 사학법 개정의 방향은 사학의 자율성을 명분으로 이사장이나 학교장 1인 독재를 가능하도록 무한권력을 보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노무현 사학법 개혁이 그랬듯이 교수와 교사들, 학생과 학부모에게 교육의 자율성을 보장하여 부정부패를 없애야 합니다. 사학의 경영 투명성 확보와 민주화 방향이어야 하는 것입니다.

요즘 반값 등록금 문제로 대학생들의 촛불시위가 계속 되고 있는데 그 문제의 해결책은 사학재단 비리 척결도 포함돼야 합니다. 매년 대학 등록금은 인상되는데 여기서 상당 부분은 교수 및 교직원 인건비로 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사학재단은 10조원이 넘는 적립금을 쌓아두고 등록금 장사만 계속 하고 있습니다. 사학재단은 부동산 구입이나 빌딩 건축 등에 돈을 펑펑 쓰면서도 대학생들의 등록금 문제는 외면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교육이 목적이 아니라 돈벌이를 통한 재산축적에 혈안이 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국 대학생중 5만명 이상이 신용불량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고 졸업을 해서 얻어가는 것이라곤 빚 덩어리와 함께 마음의 짐 뿐입니다. 대학생이 등록금 때문에 자살을 하고, 여대생이 룸살롱 접대부로 전락하는 현실입니다. 꿈과 희망을 안고 살아가야 할 젊은이들의 미래가 암담합니다. 이명박은 최근 국정토론회에서 "도대체 나라가 어떻게 될 것인가. 온통 나라 전체가 비리투성이 같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은 노무현 정부 당시 사학법 개정을 반대했습니다. 자업자득입니다. 지금이라도 당시 사학법 개정 반대에 대한 사과를 하고 사학재단의 비리를 뿌리뽑는데 헌신하기를 바랍니다. 공정한 사회란 입으로가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해야 하는 것입니다.

[출처] 도가니가 한 학교만의 문제일까요? (레몬테라스 [인테리어,리폼,DIY,요리,결혼,육아]) |작성자 리엔나


[민국100년 특별기획] 족벌사학과 세습① 대학교는 망해도 설립자는 잘산다

강혜인 2019.06.27. 20:27 수정 2019.06.28. 10:35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民國 100년 특별기획, 누가 이 나라를 지배하는가> 시리즈를 2018년 8월부터 2019년 하반기까지 계속해서 보도합니다. 올해는 1919년 3.1 혁명 100년, 임시정부 수립 100년이 되는 해입니다. 뉴스타파는 지난 100년을 보내고 새로운 100년을 맞는 중요한 시점에서 이 특별기획을 통해 지난 한 세기 동안 한국을 지배해 온 세력들을 각 분야 별로 분석하고, 특권과 반칙 및 차 별 없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통찰을 99% 시민 여러분과 함께 이끌어 내고자 합니다.

뉴스타파는 <民國 100년 특별기획, 누가 이 나라를 지배하는가> 프로젝트를 통해 일제와 미 군정, 독재, 그리고 자본권력의 시대를 이어오면서 각 분야를 지배해온 세력들이 법과 제도를 비웃으며 돈과 권력을 사실상 독점하고 그들만의 특권을 재생산한 현재의 지배계급 시스템을 가감없이 들춰내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 미래 세대가 과거 지배 체제가 극복된, 그래서 보다 정의롭고 균등한 기회가 보장되는 나라에서 주권을 제대로 행사하며 자기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새로운 시스템을 함께 모색해 나가려 합니다. -
편집자 주

뿌리깊은 사학비리와 더욱 강력해지는 사학권력

‘사학비리’. 그 뿌리는 상상 이상으로 우리사회에 깊고 넓게 퍼져있다. ‘재벌’처럼 이미 보통명사로 통용될 정도다. 일제에 충성했던 사학은 해방 이후 독재권력에 아부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사학은 공공연한 세습과 사유화를 통해 스스로 권력이 됐다. 사학은 법의 통제를 비웃으며 명예와 돈, 그리고 권력까지 움켜쥐고 있다. 그 사이 국가 백년대계가 돼야 할 교육의 공적 기능은 망가져 갔다.

수구 보수화되고, 더욱 강력해진 족벌사학의 세습과정 추적

<민국100년 특별기획 : 누가 이 나라를 지배하는가> 프로젝트의 ‘족벌사학과 세습’ 편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대한민국 대학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사립대학의 뿌리는 어디에서 비롯됐는가? 3,4대를 이어가는 세습과 사유화를 거쳐 사기업을 능가하는 족벌 경영 체제를 유지하는 방식은 무엇인가. 족벌사학이 권력 집단화하며 기득권을 더욱 공고하게 하는 기제는 무엇인가. 뉴스타파는 이번 기획을 통해 대한민국 사학 권력의 탄생과 성장과 변천 과정, 특히 족벌 사학이 권력 집단화되고 대를 이어 이 나라를 지배하는 행태와 비결, 이로 인한 폐해를 가감 없이 드러내고 문제 해결 방안을 담아 오늘부터 연속 보도한다.

그 첫 시작으로 뉴스타파는 족벌경영 끝에 4년제 대학을 폐교하고 수백 명의 학생들을 뿔뿔이 흩어지게 만든 설립자 일가족이 여전히 또 다른 대학을 똑같은 방식으로 운영하는 실태를 취재했다. 비리사학의 책임자가 견제와 감시를 받지 않은 채 버젓이 다른 학교를 운영하며 사학 권력으로 군림하는 모습은 우리나라 사학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여기에 등장하는 경북과학대는 대한민국 사학 권력의 민낯을 보여주는 하나의 작은 사례일 뿐이다.


▲ 지난 2013년 자진 폐교된 경북외국어대학교

경북외국어대학교는 2005년 대구에 설립된 4년제 사립대학이다. 재학생 470명 가량의 소규모 학교였다. 학교가 문을 연 지 10년이 안 된 2013년 8월 자진 폐교됐다. 겉으로는 신입생 감소와 재정난에 따른 결정이었다. 그러나 ‘자진 폐교’ 과정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이 대학의 설립자와 일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폐교의 배후엔 곪아 터진 족벌경영과 설립자 일가의 범죄가 숨겨져 있었다.

‘비리백화점’ 경북외국어대, 비리 배후엔 족벌체제 시스템

경북외국어대 설립자는 정하상 씨. 그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철강 도매업을 하며 돈을 모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씨는 1980년 대구 대원고(옛 동국고)를 설립해 본격 학교 사업에 뛰어든다. 1993년 2년제 사립대학인 경북과학대학을 설립한 데 이어, 1996년에는 학교법인 ‘경북외국어대학교’에 대한 설립 인가를 받았다. 4년제 대학이다.

1996년은 김영삼 정부가 ‘대학설립준칙주의’를 도입한 해였다. 이때부터 일정 조건만 충족하면, 다시 말해 사실상 돈만 있으면 대학을 쉽게 설립할 수 있게 됐다. 설립자 정 씨의 부인 이영상 씨는 뉴스타파 취재진과 만나 “고등학교와 2년제에 이어 4년제 학교를 ‘가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희망 대로 정 씨 부부는 고등학교에서 전문대, 4년제 대학까지 3개 학교를 거느리는 버젓한 사학 운영자가 됐다.

이후 정하상 씨는 일가족을 대학경영에 참여시켰다. 경북외대가 폐교되기 직전인 2013년, 정 씨의 부인 이영상 씨는 경북외대 총장을, 장남인 정은재 씨는 대학원장을, 차남인 정모세 씨는 부총장을 맡고 있었다. 이사장에서 총장, 부총장, 대학원장까지 대물림하는 족벌 경영 행태는 사학비리로 귀결됐다. 2013년 부총장이던 차남 정모세 씨가 19억 원대의 교비 횡령, 배임 혐의 등으로 구속돼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의 유죄 선고를 받은 비리 사건이 이를 뒷받침한다.

정 씨의 재판기록과 판결문을 보면, 이들 설립자 일가의 범죄 기록이 자세히 나온다. 1심 판결문에서 재판부는 정 씨가 기획조정실장과 부총장을 거치는 동안 도합 19억 원 상당의 사기·업무상 횡령·배임 등을 저질렀다고 판시했다.


▲ 경북외대 부총장 정모세 씨의 1심 판결문 중

재판부는 또 경북외대의 폐교 배경을 설명하며 “정 씨와 정 씨의 모(母) 이영상 총장, 피고인의 형인 정은재 씨는 교직원들의 급여 평균이 170만 원 정도인데 월 500만 원에서 900만 원 상당의 급여를 지급받았다”, “정 씨를 비롯한 총장 일가의 생활용품 구입을 위해 법인카드로 2,200만 원 상당을 교비로 지급하는 등 방만한 운영을 계속해 오다 폐교됐다”고 적시했다. 재판부는 특히 정 씨의 범죄를 두고 “그 피해가 등록금과 세금을 충실히 낸 학생들과 국민들에게 귀착될 수밖에 없는 사학비리의 전형”이라고 표현했다.

폐교된지 6년, 대학 설립자와 일가는 지금 어디에?

그렇다면 설립자 일가는 폐교의 책임을 지고 학교 운영에서 손을 뗐을까? 뉴스타파 취재결과, 전혀 그렇지 않았다. 마치 연어가 회귀하듯 설립자 일가족은 다시 학교 경영 일선에 섰다. 더욱이 온갖 비리 등으로 문을 닫은 경북외대의 족벌경영 행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설립자인 정하상, 이영상 부부는 경북외대 설립 이전에 이미 대구 대원 고등학교(학교법인 무열교육재단·1980년 인가)와 경북과학대학교(전문대·학교법인 경북과학대학교·1993년 인가)를 잇따라 설립해 운영하고 있었고, 경북외대는 폐교시켰지만 이 두 학교는 지금도 그대로 지배하고 있다. 특히 경북외국어대가 폐교된 이후, 이 학교 자산은 국가가 아닌 설립자 정 씨 일가가 운영하는 대원고등학교 법인으로 넘어갔다.

경북외대가 문을 닫고 1년 가량 지난 2014년 9월 1일, 부인 이영상 씨와 장남 정은재 씨는 경북과학대 이사가 됐다. 이후 이영상 씨는 이사장 자리에 올랐다. 2019년 5월에는 설립자 정 씨 부부의 첫째 며느리인 김현정 교수가 미래전략실장 및 부총장 등 요직을 거쳐 총장 자리에 올랐다. 학교 회계 횡령과 배임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은 차남 정 씨가 학교 운영에서 빠진 게 유일한 변화라면 변화였다.


▲ 경북과학대의 요직을 맡고 있는 경북외대(폐교) 설립자 일가

2019년 6월 현재, 설립자의 배우자인 이영상 씨는 경북과학대의 이사장을, 첫째 며느리인 김현정 씨는 총장을, 정은재 씨는 학교법인의 상임 이사를 맡고 있다. 경북과학대 법인 업무를 총괄하는 사무국장 정 모 씨도 설립자 정하상 씨의 친인척이다. 이사장 이영상 씨는 정하상 씨가 설립한 또 다른 학교인 대구 대원고에서도 이사를 맡고 있다. 대원고 교사이기도 한 둘째 며느리인 정인영 씨도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대원고 법인 이사장을 지냈다. 정하상, 이영상 일가는 경북외대를 폐교시켰지만 설립자 일가는 학교자산을 그대로 넘겨받았고 또 다른 학교를 지배하며 족벌 운영체제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시어머니가 안건 상정하고, 남편이 동의해 며느리가 총장되는 구조
큰 며느리인 김현정 부총장이 경북과학대 총장이 되는 과정을 보면 이사회는 마치 ‘가족 모임’, ‘가족 회의’ 장면을 연상시킨다. 지난 4월 2일 대구의 한 한정식 집에서 경북과학대 이사회가 열렸다. 안건 중 총장 선임건도 포함돼 있었다.

이사장인 시어머니가 총장 선임 안건을 상정해 심의를 요청한다. 총장 후보자는 큰 며느리다. 곧이어 이사장의 장남이자 총장 후보의 남편인 정은재 상임이사 등이 동의를 한다. 그리고 거수 결정을 통해 며느리가 총장 자리에 앉게 된다.

이처럼 시어머니 이사장에 며느리 총장 등 족벌사학의 체제가 만들어 질 수 있는 배경은 뭘까? 비결은 현행 사립학교법 54조 3항에 숨겨져 있다. 해당 조항은 이렇다.

사립학교법 54의 3 ‘학교의 장에 관한 임명의 제한’ 규정은 학교법인 이사장의 배우자 혹은 직계존속·직계비속과 그 배우자는 “학교의 장에 임명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바로 뒤 단서조항이 있다. “이사정수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과 관할청의 승인을 받은 자는 그렇지 않다”는 조항이다. 이 단서 조항을 통해 대학 설립자 일가 중 누구든 합법적으로 대학 총장이 될 수 있다. 이 단서조항이 족벌사학 체제를 열어주는 독소조항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현정 부총장이 총장에 임명되자, 경북과학대 노조는 “어떻게 설립자의 며느리가 총장을 맡을 수가 있냐”며 교육부 등에 문제 제기를 했다. 하지만 결격 사유가 없다는 답변만 들어야 했다. 최순필 대학노조 대경지부 사무처장은 취재진과 만나 “시어머니가 이사장이고, 그 아들이 상임이사로 있고, 다 그들의 측근으로 만들어진 이사진인데 (총장 선임 안건에) 다 허락을 내려주지 않았겠냐”며 “법인 이사진과 학사 운영진이 친인척 관계면 비리가 일어날 확률이 높지 않냐. 이를 막고 싶었는데 그 단서조항 때문에 막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교육부 허가 나기도 전에 총장 취임식”...교육부 “결격사유 없다”

김현정 총장이 교육부의 허가가 나기도 전에 총장직에 오른 것도 문제가 됐다. 위의 사학법 54조 3항에 따르면, 김현정 씨의 경우 관할 정부부처인 교육부의 승인이 난 뒤에 총장으로 최종 임명돼야 한다. 김 총장에 대한 교육부의 승인이 난 것은 2019년 5월 10일이다. 하지만 경북과학대는 승인이 나기 9일 전인 5월 1일에 김 총장 취임식을 열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뉴스타파와 통화에서 “교육부 승인이 나지 않았는데 김 부총장이 총장 취임식을 하려고 한다는 얘기를 듣고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학교 측에) 안내했다”면서, 하지만 경북과학대 측으로부터 “사람들을 다 모아놨다고 하는데 그걸 막을 수 있냐. 대신 학교에서 김 씨를 ‘총장 취임 예정자’라고 소개하겠다고 해 그렇게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북과학대 학보는 이날 행사를 알리면서 ‘김현정 신임 총장 취임식’이라고 소개했다.

나아질 것 없는 학교 운영…충원율 높이기 위해 가짜 신입생 조작까지

경북과학대의 재정 상태는 폐교된 경북외대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경북 칠곡에 있는 전문대인 경북과학대는 2005년부터 꾸준히 교육부 등 관할 감독 기관의 감사에서 여러 지적을 받아왔다. 이사장이 학교 기숙사 운영비 등의 집행 잔액을 사적으로 사용하고, 실험·실습 기자재를 구입한다는 명목으로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아 이를 사적으로 쓰고, 교육부의 인가를 받기 전에 수익사업체를 운영했다는 등 각종 비리가 적발되기도 했다.

학교 재정이 열악하다 보니 어처구니없는 비리가 발생하기도 했다. 경북과학대 교수들이 가짜 신입생들을 무더기로 만들어낸 사실이 2011년 감사원 감사 결과 적발된 것이다. A 교수의 경우 당시 71살인 자신의 장인은 물론, 부인, 형, 동생, 조카를 모두 신입생으로 둔갑시킨 데 이어 본인까지 신입생으로 조작했다. 신입생 충원율을 높이기 위해 조직적으로 저지른 비리였다. A 교수는 최근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당시 공공연하게 공식 교수 회의 등에서 지시가 내려왔었다”고 털어놨다.

그렇다면 경북과학대의 재정상태는 어떨까? 공개돼 있는 재정지표를 통해 확인한 결과, 곳곳에서 부실의 단초가 드러났다. 경북과학대의 경우 사립대학이 학교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마련하고 있어야 할 재산인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은 최근 3년간 6~7%대에 그친다. 2017년 기준 전문사립대학 평균인 61.7%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으로 최하위권이다.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 최하위권...법정법인 부담금도 못지켜

지난 4월에는 학교법인이 임대보증금 9천만 원 중 4천만 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내부 감사결과도 있었다. 교육부가 낸 사립대학 기본재산 관리 안내서를 보면, 고정부채인 임대보증금의 경우 임의 처분이 제한되고, 해당 금액을 반드시 금융기관에 예치하도록 명시돼 있다. 운영 자금 안정성을 위해서인데 이 안내 지침을 어긴 것이다. 또 법인이 학교 운영을 위해 내도록 한 건강보험, 산재, 연금, 고용보험 등 4대 보험료인 ‘법정부담 전입금’은 2008년 이후 누적 적자만 30억 원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영상 “더 잘 하는 사람 있으면”…김현정 “며느리인 게 뭐가 문제냐” 취재진은 사학을 족벌경영 방식으로 운영해도 괜찮은지 설립자 일가를 찾아 물었다. 설립자 정하상 씨는 더 이상 학교의 경영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 경북외대, 경북과학대, 대구 대원고 설립자 정하상 씨(맨 왼쪽) 경북과학대 이사장과 대구 대원고 이사인 부인 이영상(가운데) 경북과학대 총장인 며느리 김현정(맨 오른쪽)

"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학교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경북외대· 경북과학대 등 설립자 정하상)
대학법인 이사장을 맡고 있는 정 씨의 부인 이영상 씨는 취재진에게 자신의 학교 일은 “취재 가치가 없다”고 했다. 또 “우리보다 대학 경영을 잘 하는 사람이 있는 넘겨 주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취재 대상도 안 되고 취재 가치도 없습니다.
(기자 : 선생님의 가족분들이 학교 경영을 하시는 게 적절한가요?)
우리보다 더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넘겨드릴게." (설립자 정하상 씨의 배우자 이영상 씨)
뉴스타파는 경북과학대 총장이자 설립자의 며느리인 김현정 총장도 만났다. 김 총장은 자신이 총장에 임명된 것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또 “자신이 설립자의 며느리인 게 무슨 상관이냐”, “불쾌하기 짝이 없다”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거(가족관계) 하고 무슨 상관이죠? 법 좀 알아보고 오세요. 공부도 안 하시고 오시면 어떻게 해요? 할 수 없는 것을 교육부가 허가를 내줬을까요?" (정하상·이영상 씨의 며느리 김현정 총장)
지금까지 16개 대학 폐교, 그 배경에 족벌경영체제에 있었다.(* 돌대가리의 헛소리. 그들이 저지르는 불법을 조장하며 신상필벌 원칙 무너뜨린 법원과 교육부에 있는 것)
경북과학대 등 정 씨 일가가 운영하는 사학들은 대한민국 사학권력의 민낯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일뿐이다. 해방 이후 지금까지 폐교된 대학은 모두 16개다. 뉴스타파가 이 폐교된 대학의 족벌운영 실태를 조사한 결과, 서남대(폐교일자 2018.2)와 한중대(폐교일자 2018.2), 대구미래대(폐교일자 2018.2), 벽성대(폐교일자 2014.8), 성화대(폐교일자 2012.2), 명신대(폐교일자 2012.2)에서 족벌 세습의 실태가 확인됐다.


이들 학교에는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막대한 공적 자금이 들어갔지만 해산 법인의 청산 절차가 끝나지 않았거나 잔여 재산의 귀속자를 정해놨었다는 사유로 현재까지 국고로 귀속된 잔여 학교 재산은 하나도 없다. 족벌세습의 결과로 폐교에 이르렀지만 책임지는 설립자도 없다. 춘천교대 김정인 교수는 “이런 설립자들은 학교가 공공재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학교를 기본적으로 사유재산으로, 재산 보존 수단으로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데이터: 최윤원 임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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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박중석 최윤원 김새봄 홍우람 강혜인

강혜인 기자 ccbb@newstapa.org

사학적폐추적:
③ 수원대, 5억 원어치 생일케이크의 비밀사학적폐추적
② 경인여대, 이승만 석상 실종 사건사학적폐추적
① 박근혜법이 양산한 세습왕국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