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사법부 잘못 바로잡는 투쟁 계속할 것"

 

'석궁 사건’ 김명호 교수, 재임용 탈락 창신대 교수협 교수 만남

 

 

데스크승인 2011.02.10  05:23:22

민병욱 기자 | [email protected]  

 

 


'석궁 사건’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1월 23일 만기출소한 김명호(56) 전 성균관대 교수가 8일 저녁 창원에 왔다.


변론을 맡은 박훈(46) 변호사와 대학 민주화 등을 요구하며 활동을 벌이다 재임용이 거부된 창신대학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을 만나기 위해서 였다.


김 전 교수는 지난 1995년 1월 대학입시 본고사 수학문제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 했다가, 부교수 승진에서 탈락하고 이듬해 재임용에서 탈락했다. 이에 불복해 대학을 상대로 소송을 냈고, 2007년 1월 12일 항소심서도 패소하자 사흘 뒤인 15일 저녁 항소심 재판장이었던 박홍우 부장판사를 집앞에서 석궁으로 쏴 아랫배를 다치게 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전국 법원장들은 이를 '사법부에 대한 테러'로 규정하고 엄하게 다스리겠다며 요란을 떨기도 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당시 재판부가 피고와 변호인이 요청한 혈흔 감정과 석궁 발사 실험 등을 모두 거부했고, 심지어 2심부터는 재판 과정의 녹음·녹취는 물론 속기록 공개도 거부되는 등 '뭐 같은 재판'이었다고 말했다.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 /민병욱 기자

 

김 전 교수는 이날 저녁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한 음식점에서 박 변호사와 창신대 재임용에서 탈락한 6명의 교수를 만나 회포를 풀었다.


아닌 게 아니라 그의 첫 마디는 '사법부의 사법권을 회수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박 변호사가 옆에서 "발언이 좀 세다"며 '수위 조절'을 시도했지만, 그는 거리낌 없이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법원이 문제다. 정치·경제·교육은 법원의 판단을 따라 갈 수밖에 없다. 1789년 프랑스 혁명 때 민중들이 가장 먼저 잡아 죽인 게 법원 판사들이다. 정치학자 샤를 몽테스키외는 판사를 일러 '법의 주둥이'에 불과하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 사법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 '독재'를 하고 있다. 사법부의 잘못된 점을 폭로하는 투쟁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교도소 있으면서 검사의 기소독점 문제 등 헌법소원을 250여 차례 했었다. 그런데 달랑 3명이 사전심사를 통해 다 각하했다. 헌법소원의 취지는 국민기본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것인데도 이랬다. 그래서 저는 헌법재판소를 '법 사기 전문 국민기본권 침해 및 망조 본부'라고 부른다.


그는 TV에서 재판관들과 토론을 통해 자신이 이기지 못한다면 '석고대죄'하겠다고 했고, 최소한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들에게 유죄·무죄에 대한 평결과 양형에 관한 의견이 단지 '권고적 효력'이 아닌 구속력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8일 횟집에서 만난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오른쪽)와 박훈 변호사. /민병욱 기자

 


재임용 탈락의 '동병상련', 창신대 교수들에게도 용기를 북돋았다.


"사실 싸움을 권하고 싶지는 않다. 많은 해직교수가 중간에 포기한다. 붙으려면 확실하게 모든 걸 다 걸고 싸워야 한다. 지금 집에 돈 좀 못 벌어가면 어떤가. 기죽지 마시고 가정에서 당당하게 중심을 잡아야 한다."


창신대 해직교수 출신인 조형래 경남도 교육의원은 "저희야 물질적 지주는 못 되더라도 정신적 지주로 잘 살고 있다"고 받았다.

 

 

 

 

8일 저녁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가 자신이 교도소에서 교도관으로부터 선물 받은 운동화를 보여주고 있다. 수감번호인 1795가 아직도 남아 있다. /민병욱 기자

 


이 밖에 김 교수는 교도소에 있으면서 겪었던 '서신 검열 문제'도 얘기했다. 교도소에 갇힌 이들이 밖으로 보내는 편지를 교도관들이 못 보게 하는 것 하나가 교도소를 바꾸는 '소중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양심수가 어떻고, 구속자 대책위원회가 어떻고 하는 것도 좋지만, 저는 이런 분들이 제발 교도소 서신 검열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 주면 좋겠다. 이것만 돼도 교도소 비리가 상당히 줄어들 거다. 시민단체·활동가들이 지금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는 앞으로 계획에 대해 "정해진 것 없다. 일단 그동안 투쟁하면서 모아 온 자료들을 정리하면서 계류 중인 민사소송에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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