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정 총장 ‘두 얼굴’
 
 
 

[한겨레 2003.10.10(금) 19:06]



2004년 10월 서울대 국정감사장에서
김민수 교수 시선을 외면하는 정운찬

정운찬 서울대 총장이 간호사들을 폭행, 성희롱해 병원 보직 해임과 교수·의사 겸직 해제, 2개월 감봉조처 등의 징계를 받은 이아무개(54) 서울대병원 비뇨기과 교수의 병원 겸직을 허가하겠다고 9일 밝혔다. 이 교수는 국가인권위로부터 ‘특별인권교육’ 권고까지 받은 인물이다.

정 총장은 “날마다 이 교수를 찾는 전화를 걸어오는 환자들의 진료받을 권리를 존중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벌써 8개월이나 지난 일인데다 임상교수가 환자를 보지 않으면 교수로서 의미가 없는 것 아니냐”며 동정론도 폈다. 지난 7월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 교수가 병원으로 돌아갈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한 지 불과 석 달만이다.

정 총장이 이런 말을 한 날 총장 집무실 밖에서는 김민수 전 서울대 미대 교수가 열흘 넘게 천막농성을 하고 있었다. 지난 1998년 재임용 심사에서 ‘연구실적 미달’을 이유로 탈락한 김 전 교수는 “미대 원로 교수들의 친일행적 거론에 따른 보복”이라며 소송을 제기해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고, 5년째 무학점 강의 등 복직 투쟁을 벌이고 있다. (참조: 김민수 교수 연구 실적심사표들)



1998년, 김민수 교수의 재임용을 바라는
교수 일동에 참여한 정운찬

그러나 정 총장은 김 전 교수 사안에 대해서는 “대법원에 계류중이어서 바깥에서 논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말을 아끼며 “(나한테 이러지 말고) 차라리 미대 교수들이나 대법원에 가서 로비를 하라”고 ‘충고’까지 해왔다.

이 교수와 김 전 교수의 사안을 한데 놓고 비교하면 둘 가운데 한사람은 그 자체를 매우 모욕적으로 받아들일지 모른다. 그러나 문제는 이 교수와 김 전 교수 두 사람에 대한 정 총장의 태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평소 “학내 문제는 서로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합리적으로 풀어가야 한다”는 지론을 펼쳐온 그에게 이런 이중적 태도가 어떤 ‘합리성’을 갖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조혜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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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상최대 입시부정의 성균관대,   국제적 망신까지...;   또 다른 보복 심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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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패소 => 파기환송 => 서울고법 패소한 후의, 표리부동한 정운찬의 태도
[경향신문 2005-02-01 18:48]

서울大 총장 “부담 무릅쓰고 김민수교수 재임용”

“김민수 교수와 관련된 일을 다음 총장에게 절대 넘기고 싶지 않았다.”

서울대 정운찬 총장은 1일 김민수 전 미대교수의 재임용 결정을 내리기까지의 말 못할 속내를 털어놓았다.

2002년 취임 당시 정총장은 그의 개혁적인 성향으로 인해 김교수의 복직문제를 단번에 해결해 줄 수 있는 해결사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총장 취임후 최근까지 김교수 복직에 대해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자 일부에서는 “실망이다” “정운찬이 변절했다”며 정총장을 공격했다.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는 얼마 전 김교수 사건을 해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총장에 대해 경고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정총장은 이때마다 “법원의 판결이 내려지면 입장을 정리하겠다”고만 대답할 뿐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았다.

정총장은 1일 경향신문 기자와 단독회견을 하면서 지난 2년6개월간 여러 비난의 목소리에도 불구, 말을 아꼈던 이유를 털어놨다. 정총장은 “김교수가 제기한 소송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서울대가 먼저 소송을 끝내자고 제의하긴 무리였다”면서 “또 법원판결이 내려지면 교수들을 설득하기가 훨씬 쉬워질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총장은 김교수에 대한 서울대 일부 교수들의 부정적인 태도 때문에 원만한 결정을 내리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그는 “법원 판결이 내려진 지금도 서울대 일부 구성원들은 김교수가 학교로 돌아오는 것을 반대한다”며 “이들을 설득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김교수 재임용 결정은 스스로도 상당한 위험을 무릅쓴 것”이라고 밝혀 학내반발이 만만치 않았음을 시사했다.

‘의사결정의 민주화’를 중시하는 정총장 특유의 스타일도 오히려 오해를 증폭시켰다. 김교수 복직을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의 입장을 모두 수렴해 조율하는 과정에서 의사결정이 지연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정총장은 이 점에 대해 “총장이라고 모든 일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해”라며 “학내의 반발을 무마하는 것도 총장이 할 일”이라고 말했다.

정총장은 “김교수가 7년이나 기다린 점에 대해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재임용은 꼭 이루어질 것이니만큼 김교수가 나를 믿어주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김교수 일을 잘 처리하는 것이 결국 서울대를 위한 일이자 국가를 위한 일 아니겠느냐”며 “다른 교수들도 이런 심정을 이해해줄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번 일을 통해 서울대는 잃은 것도 많지만 얻은 것도 있었다”며 “인사행정에서의 절차적 문제를 더 신중히 해야한다는 점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을 맺었다.

  • 김민수 사건, 서울고법 판결문

    〈김동은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