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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임용 본안 심사의 물꼬를 튼

서울 고등 법원, 제 4 특별부 판결

사건: 2004누11086 교수재임용거부처분취소
원고, 피항소인: 김민수 xxx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태평양 담당 변호사 안영수 주한길
피고, 항소인: 서울대학교 총장,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성하

(참조: 서울대 정운찬 총장의 두얼굴)

제1심 판결: 서울 행정법원 2000 1. 18, 선고 99구683
환송전 당심판결: 서울 고등법원 2000. 8. 31. 선고 2000누1708 판결
환송 판결: 대법원 2004. 4. 22. 선고 2000두7735 판결

변론 종결 2004. 12. 24
판결 선고 2005. 1. 28

[주 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가 1998. 8.31. 원고에 대하여 한 교수재임용거부처분을 취소한다

2. 항소취지
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기초사실

[인정근거] 다툼없는 사실, 을 제1, 3, 12호증의 각 기재

가. 원고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응용미술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1991,8경 미국 뉴욕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1994. 9.1. 자로 4년의 기간을 정하여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산업디자인학과 조교수로 임용되었다.

나. 서울대학교 본부 인사위원회(이하, '본부 인사위원회'라고 한다)는 원고의 임용 기간이 만료되는 날인 1998. 8. 31.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인사위원회(이하 '미대 인사 위원회'라고 한다)의 심의 결과 원고의 연구실적물이 재임용 심사기준에 미달되었다는 이유로 원고를 재임용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의결하였고, 피고는 위 의결에 따라 같은 날 원고에게 '1998. 8. 31. 자로 원고의 임용기간이 만료되었다'는 취지의 통지(이하 '이사건 통지'라고 한다)를 하였다.



2. 본안건 항변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통지의 처분성 여부

(1) 피고의 주장

     교육공무원법 등의 관계 법령에 의하면 대학에 근무하는 조교수에 대하여 4년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임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임용권자에게 임용기간이 만료된 교수를 재임용할 의무를 지우고 있지 않으므로, 기간을 정하여 임용된 대학교원은 그 임용기간의 만료로 대학교원으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른 것이고, 그 임용기간의 만료에 따른 재임용의 기대권을 가진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와같이 기간을 정하여 임용된 대학교원이 그 기간이 만료된 때에 재임용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면 재임용 거부결정등 특별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당연퇴직되는 것이므로, 임용권자가 인사위원회의 심의 결과에 따라 교원을 재임용하지 않기로 하고서 이를 통지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교원에 대하여 임기가 만료되었음을 알려주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그로 인하여 어떠한 법률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어서 이 사건 통지는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고 할 수 없다.

(2) 판단

      구 교육공무원법(1999. 1. 29. 법률 제 571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 11조 제3 항, 구 교육공무원임용령(2001. 12. 31 대통령령 제1747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 조의2 제2항이 국공립대학에 근무하는 조교수는 4년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임용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원칙적으로 정년이 보장되는 교수등의 경우와 차이를 두고 있는 것은, 임용기간이 만료되었을 때 교원으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다시 검증하여 임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정년제의 폐단을 보완하고자 하는 데 그 취지가 있으므로, 기간을 정하여 임용된 조교수는 그 임용기간의 만료로 대학교원으로서의 신분관계가 종료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대학의 자율성 및 교원지위법정주의에 관한 헌법규정과 그 정신에 비추어 학문 연구의 주체인 대학교원의 신분은 기간제로 임용된 교원의 경우에도 일정한 범위 내에서 보장되어야 할 필요가 있고, 비록 관계 법령에 임용기간이 만료된 교원에 대한 재임용의 의무나 그 절차 및 요건 등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1981년도 이래 교육부장관은 기간제로 임용된 교원의 재임용 심사방법, 연구실적물의 범위와 인정기준, 심사위원 선정방법 등을 상세히 규정한 인사관리 지침을 각 대학에 시달함으로써 재임용 심사에 관하여 일정한 기준을 제시하여 왔고, 대학들도 자체 규정에 의하여 재임용 심사에 관한 기준을 마련하고 있어, 이에 따라 임용기간이 만료된 교원들은 위 인사관리지침과 각 대학의 규정에 따른 심사기준에 의하여 재임용되어 왔으며, 그 밖에 기간제로 임용된 교원의 재임용에 관한 실태 및 사회적 인식 등 기록에 나타난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면, 기간제로 임용되어 임용기간이 만료된 국공립대학의 조교수는 교원으로서의 능력과 자질에 관하여 합리적인 기준에 의한 공정한 심사를 밟아 위 기준에 부합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임용 되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재임용 여부에 관하여 합리적인 기준에 의한 공정한 심사를 요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 신청권을 가진다고 할 것이니, 임용권자가 임용기간이 만료된 조교수에 대하여 재임용을 거부하는 취지로 한 임용기간만료의 통지는 위와 같 은 대학교원의 법률관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서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이하 이 사건 통지에 담겨져 있는 피고의 원고에 대한 재임용거부처분을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나. 재심청구기간 도과 여부

(1) 피고의 주장

      교원지위향상을위한특별법 제9조 제1항은 교원이 징계처분 기타 그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분에 대하여 불복이 있을 때에는 그 처분이 있은 것을 안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교원징계재심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원고는 1998. 9. 1.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교무행정실 소속 교무담당 직원인 전영준으로부터 피고가 미술대학 교무행정실 앞으로 보낸 '임용기간 만료자 통지'를 전달받아 이 서류를 읽어 본 후 이를 수령할 수 없다고 거절하면서 전영준에게 돌려주었으므로 원고는 그 당시 이미 이 사건 처분이 있은 것을 알았다고 할 것인데, 원고가 그 때로 부터 30일이 넘은 같은 해 10. 9에야 비로서 재심청구를 하였으므로 위 재심청구는 그 제기기간을 도과하여 부적법하고, 따라서 적법한 재심청구가 있었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소송 역시 부적법하다.

(2) 판단

      일반적으로 행정관계법규에서 '처분이 있음을 안 날'이란 통지, 공고 기타의 방법에 의하여 당해 처분이 있은 것을 현실적, 구체적으로 안 날을 말하고, 상대방 있는 행정처분의 경우 당해 처분이 상대방에게 통지되지 않은 경우에는 비록 상대방이 그 내용을 어떠한 경로를 통하여 알게 되었다 하더라도 불복기간은 진행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을 제21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1998. 8. 31. 원고에게 원고의 임용기간이 만료되었음을 내용증명으로 통지하였으나 이것이 반송되자 같은 해 9.9. 재차 같은 내용을 전보 및 등기우편으로 통지한 사실, 위 전영준은 이 사건 처분과는 별개로 피고가 교무행정절차의 일환으로 미술대학 교무행정실 앞으로 보낸 통지서의 내용을 원고에게 알려주기 위하여 같은 해 9.1. 원고를 방문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에 따르면, 원고가 사실상 전영준을 통하여 이 사건 처분의 내용을 알게 되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이 사건 처분은 적어도 1998. 9. 9. 전에는 원고에게 적법하게 통지가 되지 않았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원고가 그 때로 부터 30일이 넘지 않은 같은 해 10. 9. 재심청구를 한 이상 위 재심청구는 적법하다고 할 것이므로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본안에 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대학교수의 연구업적이나 교수능력을 엄격히 심사함으로써 대학의 연구,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이른바 교수재임용제도의 근본취지를 도외시한 채, 단지 원고가 1996. 10. 17. 경 교내 학술심포지엄에서 발표한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교육사에 관한 연구논문에서 미술대학 원로들의 친일행적을 거론함과 동시에 1994. 경 정년 퇴임한 선배 교수의 견해를 비평적으로 언급하였고 나아가 문제된 부분의 삭제요구를 받고서도 이를 거부하자, 아무런 합리적 근거없이 '연구실적 평가미달'이라는 사유를 들어 원고를 부당하게 재임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고, 아아가 이 사건 처분과 관련된 연구실적의 심사과정, 즉 심사위원의 선정, 심사기준의 선정 및 심사대상 연구실적물의 선정 심사내용 및 그 결과의 평가 등 심사절차의 전 과정 또한 위법 부당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2) 피고 주장의 요지

      원고를 재임용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한 것은 원고의 연구실적물에 대한 3차례에 걸친 공정한 심사결과 모두 재임용 심사기준에 미달한다고 평가되었기 때문일 뿐, 원고가 교내 학술심포지엄에서 발표한 논문의 내용 등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나. 인정사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내지 8, 갑 제2, 3, 5호증, 을 제 3 내지 6 호증, 을 제 7, 8호증의 각 1, 2, 3 을 제9, 10호증, 을 제11호증의 1, 2, 을 제12호증, 을 제15 내지 20호증의 각 1,2,3 을 제21호증의 1, 을 제22, 2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1) 재임용 심사기준

      (가) 대학교수 기간임용제도의 운영과 관련하여 교육부장관이 각 대학에 시달한 대학교원인사관리지침에는 국공립대학교원의 재임용 심사방법에 관하여 "재임용대상자는 개인별로 총, 학장 책임 하에 대학교원 재임용 심사평정표의 평점으로 엄정히 심사하여 재임용한다"라고 규정되어 있고, 연구실적물의 범위와 인정기준, 인정환산율에 관하여는 각 대학의 학칙이나 규정으로 정하도록 되어 있으며, 연구실적물의 심사에 관하여 "연구실적은 해당 전공분야의 3인 이상이 심사하되 심사대상자의 직위이상의 자로 위촉하고 그 중 1인 이상은 타교에 위촉함을 원칙으로 하며, 연구실적 심사평정은 각 편이 평균 '우'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고, 한편 연국실적 인정기준 및 편수에 관하여 신규임용의 경우에는 최근 4년 이내 200% 이상을, 승진임용의 경우에는 승진소요기간 이내 200% 이상을 각 제출하도록 정해져 있는데, 재임용의 경우에 대하여 따로 규정되어 있지는 않다.

      (나) 서울대학교전임교수및조교임용규정 제10조는 "조교수는 4녕의 임용기간을 정하여 임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위 규정 제11조는 "임용기간이 만료되는 전임교수에 대하여은 별도로 정하는 심사를 거쳐 재임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그 제13조는 전임교수의 재임용심사기준으로 "연구실적 및 전문영역의 학술활동, 학생의 교수 및 생활지도에 대한 능력과 실적, 교육관계법령의 준수 기타 전임교수로서의 품위유지" 를 들고 있고, 그 제14조는 "재임용을 위한 연구실적을 심사하기 위하여 심사위원 3인을 각 대학(원)장이 지명하고, 심사위원은 동일 전공 학내 인사 2인, 학외 인사 1인으로 하되, 학내 인사가 2인 미만일 때에는 학외 인사로 대체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14조의 2에 의하면 1인이 편찬한 저서 1권 또는 논문 1편은 연구실적 100%로 인정한다. 그리고, 피고가 심사기준을 구체화하기 위하여 마련해 놓은 심사조서 작성기준은 심사대상자에 대한 평정내역을 "교수로서의 기본적 자질, 학문연구능력 과 실적, 교수능력과 실적, 학생지도능력과 실적, 국가사회에 대한 기여도, 근무상황"의 6개 영역으로 세분하고 있고, 그 중 연구실적과 관련하여 재임용 대상인 조교수는 3년 내 200% 이상의 연구실적들을 제출하되, 연구실적물은 편당 각각 '우'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원고에 대한 재임용심사과정

      (가) 미대 인사위원회는 1998. 6. 7. 원고로부터 3편의 '재임용 심사용 연구실적목록'과 그 연구실적물을 제출받고, 원고로 하여금 그 중 2편을 지정하도록 한 후 원고가 지정한 저서 1권(21세기 디자인 문화탐사)과 논문 1편(21세기 한국 디자인교육의 대전제)을 심사대상으로 선정하여 3명의 심사위원들에게 심사의뢰하였는데, 심사위원들의 심사결과 '21세기 디자인 문화탐사'는 '우, 우, 미', '21세기 한국 디자인교육의 대전제'는 '미, 우, 양'으로 각 재임용기준인 평균 '우'에 미달하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미대 인사위원회는 위와 같은 평가결과가 나오자 같은 해 7. 6. 원고의 연구실적물에 대한 재심사를 의뢰하기로 결정하고 원고로부터 순위가 기재되어 있는 8편의 '심사용 연구실적 우선순위 목록'과 그 연구실적물을 제출받은 다음(여기에는 앞서 제출한 3편이 포함 되어 있다), 그 중 1차 심사대상이었던 1, 3번 저서 및 논문을 제외하고 2, 4번 논문 2편 (시각예술의 관점에서 본 이상 시의 혁명성, 광고 이미지에 나타난 키치적 속성과 문화적 상징성의 해석)을 심사대상으로 삼아 1차 심사시의 심사위원들 중 1명을 교체하여 이를 심사하게 하였는데, 2차 심사결과 '시각예술의 관점에서 본 이상 시의 혁명성'은 '우, 미, 수'로 평균 '우'가 나왔으나, '광고 이미지에 나타난 키치적 속성과 문화적 상징성의 해석'은 '양, 미, 수'가 나옴으로써 역시 재임용기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이에 미대 인사위원회는 1998. 7. 13. 위 각 심사결과에 기초하여 피고에게 원고를 재임용제외 대상자로 보고하였다. (참조: 연구 실적심사표)

      (나) 그런데, 본부 인사위원회는 1998. 8. 24. 개최된 회의에서 일부 위원으로부터 '원고의 심사대상 연구실적물 이외의 다른 논문의 내용이 재임용 추천여부에 영향을 주었다는 여러 단체 및 개인들의 의견이 있으니 원고의 재임용과 관련한 연구실적 심사과정 등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재심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시되자 원고의 재임용과 관련하여 미대 인사위원회에 재심의를 요청하기로 하는 내용의 의결을 하였다. 이에 피고는 같은 달 25. 원고의 재임용 제외안에 대하여 재심의를 요청하였고, 미대 인사위원회는 위 재심의 요청에 따라 다시 원고가 지정한 저서 1권과 논문 1편(21세기 디자인 문화탐사'와 '21세기 한국 디자인교육의 대전제' 로서 1차 심사대상과 같았다)을 심사대상으로 삼아 기존의 심사위원들이 아닌 새로운 심사위원들로 하여금 이를 심사하도록 하였는데, 그 심사결과 '21세기 디자인 문화탐사' 는 '우, 우, 수'로 평균 '우' 이상이 나왔으나, '21세기 한국 디자인교육의 대전제'는 '우, 미, 우'가 나옴으로써 이들 또한 재임용기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그런데, 미대 인사위원회는 1998. 8. 28. 열린 회의에서 '3차 심사위원들의 평가보고결과 원고의 연구실적물이 재임용 심사기준에 미달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원고의 과거연국실적 및 전문영역의 학술활동을 고려하고 장래 학문적 성과의 가능성 등을 참작하여 재임용 추천 여부를 투표를 통해 결정하기로 하였는데, 재적위원 7인 중 참석위원 5인이 투표를 한 결과 찬성 4표, 반대 1표로 나옴에 따라 결국 '원고의 재임용을 추천한다'고 의결하였다.(참조: 사건일지)

      (다) 1998. 8. 31. 개최된 본부 인사위원회는 원고가 3차 심사에서도 재임용 심사 기준에 미달되었음을 확인한 후 '비록 미대 인사위원외가 원고를 재임용 대상자로 추천하였지만 이는 재임용 관련규정에 위배되는 것으로서, 재임용 심사기준이 준수되어야 하는 이상 본부 인사위원회로서은 재임용 관련규정에 위배되는 의결을 할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원고를 재임용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의결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같은 날 원고에게 임용기간이 만료되었다는 내용이 담긴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다. 판단

      대학교수의 재임용 여부는 임용권자가 교육 관계 법령상 대학교수에게 요구되는 고도의 전문적인 학식과 교수능력 및 인격 등의 사정을 고려하여 합목적적으로 판단할 자유재량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이나, 임용권자의 재임용거부가 합리적인 기준에 의한 공정한 심사를 거치지 않는 등의 사유로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재량권을 남용 또는 일탈하였다고 볼 것이다.

이 사건에 있어서 본부 인사위원회에서 원고를 재임용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의결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반드시 그 의결 내용을 따를 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것은 아닌 만큼 임용권자인 피고로서는 위 의결에 따라 바로 원고에 대한 재임용을 거부할 것이 아니라 미대 인사위원회에서 표결을 거쳐 원고의 재임용을 추천하였음에도 본부 인사 위원회에서 재임용제외의 의결을 하게 된 이유를 정확하게 살피고, 그 이유가 원고가 제출한 연구실적물의 기준미달이었다면 과연 그 심사과정이 합리적이고 공정하였는지, 심사결과는 어떤 것이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후 합목적적으로 판단하여 재임용 제외 여부를 결정하였어야 할 것이다.

      앞서 본 바에 의하면, 원고가 동일한 심사시기에 200% 이상의 연구실적물에 대하여 평균 '우' 이상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원고가 제출한 총 8편의 연구실적물 중 심사 대상이 되었던 4편 가운데 2편{'21세기 디자인 문화탐사'(3차 심사)와 '시각예술의 관점에서 본 이상 시의 혁명성'(2차 심사)}이 각각 심사기준을 통과함으로써 결과적으로 200%의 연구실적물이 누적적으로 심사기준을 충족시킨 셈이 되었다.

      피고는 이와 관련하여 연구실적물의 심사기준 200%는 동일한 심사기회에 충족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므로 보건대, 심사의 공정성이나 효율성의 측면에서 볼 때 피고측 에서 원고로 하여금 여러 편의 연구실적물 가운데 우선순위를 정하도록 하여 선순위에 있는 일부의 연구실적물만을 심사대상으로 삼는 것 자체는 나름대로의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즉, 심사위원들이 아무런 순서도 없이 원고가 제출한 모든 연구실적물을 심사한다거나 또는 순위를 정한 경우라 하더라도 모든 연구실적물을 대상으로 200%를 충족시킬 때까지 순차적으로 계속 심사를 해 나간다는 것은 비효율적인 데다가 해당 분야의 전문가인 원고로서도 자신의 연구실적물의 품질에 대하여는 비교적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어서 그로 하여금 심사대상으로 삼을만한 연구실적물을 사전에 정하도록 하는 것을 그리 부당하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1, 2, 3차에 걸친 각 심사에서 원고에게 무조건 2편의 연구실적물을 지정토록 한 뒤 심사결과 각 그 두 편 모두가 평균 '우' 이상이 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심사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하였음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은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심사대상자로 하여금 연구실적물의 우선순위를 정하도록 하는 것에 타당성이 있다고 보더라도 기본적으로 이와같은 연구실적물에 대한 심사는 자연과학적인 방식에 의하여 일의적으로 그 결과가 도출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어서 심사위원들이 아무리 학자적인 양심에 기초한 공정한 잣대를 들이댄다 하여도 자기의 주관적 관점이 상당 부분 반영될 수 밖에 없어 그 결론이 다양하게 나뉠 수 있음을 고려한다면, 심사대상을 선정함에 있어서는 이 사건 원고의 경우처럼 각 그 전 심사시의 연구실적물별 심사결과도 알려 주지 아니한 체 각 심사시마다 무조건 2편만을 정하도록 할 것이 아니라, 제출할 연구실적물 수의 상한을 정해주고(이를테면 400% 내지 600%) 그 제출한 범위 내에서 심사대상자의 지정에 따른 우선순위에 따라 200%를 충족할 때까지 계속하여 심사를 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의 경우처럼 각 심사시마다 2편만을 지정하도록 하는 경우에 있어서도 매 심사시 무조건 2편 모두가 심사기준을 통과할 것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전 단계 심사에서 100%를 충족하게 되면 다음 심사시에는 전 심사에서 통과한 연구실적물은 심사대상에서 제외하고 다시 2편을 지정토록 하여 그 중에서 나머지 100%만 충족하면 심사기준을 통과한 것으로 평가하거나, 적어도 새로운 단계의 심사시 전 심사에서 통과한 연구실적물을 알려주고 그를 포함하여 2편을 지정토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 할 것이다.

      이 같은 견지에서 보면, 이 사건에서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로 하여금 매 심사시마다 새로이 2편을 지정토록 하고, 동일한 심사기회에 2편 모두가 심사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 기준미달로 확정짓는 것과 같은 미대 인사위원회의 심사대상 선정방법 및 심사결과에 대한 평가는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더구나 앞서 본 바와 같은 당시의 재임용 관련 규정 및 동일한 기회의 심사대상인 연구실적물들 간에 평가에 있어서의 상호 연관성을 부여할 특별한 사정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아도 연구실적물의 심사와 관련해서는 어찌 됐든 전체적으로 200% 이상의 연구실적물이 편당 각각 평균 '우' 이상이면 심사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보아야지 이와 달리 반드시 동일한 심사시기에 2편의 연구실적물이 각각 평균 '우' 이상을 충족하여야만 한다고 볼 합리적인 이유는 없는 것이고, 또한 그 같이 보아야만 할 관련 규정도 전혀 존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므로 결국 이 사건 원고의 경우는 연구실적물에 대한 심사 기준 또한 충족한 것으로 평가함이 상당하다(원고는 각 그 제출한 증거 및 자료들을 통하여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점 외에도 심사위원 선정이 불공정하였고, 심사위원들의 심사평가내용이 비학문적, 비합리적이었다는 등의 주장을 하나 각 그 제출한 증거 및 자료들만으로는 그와 같은 주장을 인정하기는 부족하고 그 밖에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그렇다면, 이와 같이 원고의 연구실적물에 대한 심사와 관련하여 심사대상의 선정방법에 잘못이 있다고 보여지고, 나아가 심사결과의 평가에 있어서도 원고가 심사기준을 통과하였다고 볼 여지가 충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에 대한 임용권자인 피고가 이와 같은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아니한 체 막연히 본부 인사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원고를 재임용하지 않기로 한 것은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은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받아들여야 할 것인바, 제 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김능환
판사 오석준
판사 한숙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