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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역깨기 ] 2002년05월02일 제407호 

성폭력 꼭꼭 숨겨라?

교수 강제추행사건 처리과정에 드러난 대학사회의 카스트(참조: 아래) 구조


일러스트레이션/ 김성희

지난 2월 서강대의 ㄱ교수가 강제추행죄로 기소되었다. 지난해 10월 말 대학원 회식자리에서 박사과정 3학기째인 한 여학생을 성추행한 혐의다. 검찰기소는 이례적이다. 교수에 의한 성폭력 사건은 학내 공방 끝에 흐지부지되거나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교수에 의한 성폭력 사건도 위계에 의해 자행된다는 점에서 일반 성폭력 사건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러나 피해자가 대학원 석·박사 과정에 재학 중인 경우 가해자와의 관계는 단순한 위계가 아니라 일종의 ‘카스트 구조’를 형성하고 있어 가해사실이 은폐될 확률이 더 높다. 문제가 불거져도 학교의 명예와 체면이 얽혀 제대로 해결되기는 커녕 피해자는 이중삼중의 고통과 불이익을 겪게 된다.

대학 체면 지키려 피해자를 ‘왕따’로

2000년 가을학기에 서강대 한 전문대학원(학부과정 없이 석·박사 과정만 있는 대학원)에 입학한 ㅊ씨는 ㄱ교수 밑에서 1년간 행정조교를 했다. ㅊ씨가 밝힌 사건의 시말은 이렇다. 지난해 10월31일 ㅊ씨를 비롯한 학생들은 ㄱ교수와 간담회를 겸해 학교 근처 숯불갈빗집에서 회식을 했다. 술이 돌면서 ㄱ교수는 거칠어졌다. 남학생들에게 “대가리 대” “불알 떼버려”라며 욕설을 남발했고, 고기집게 등으로 가까이 앉은 학생의 머리를 때려 좌중에서 비명이 나올 정도였다. 1차 회식 자리를 정리한 뒤 ㅊ씨는 다른 여학생들을 집으로 돌려보내고 자신은 남았다. 간담회를 주선한 담당자였기 때문이다. 2차 회식은 인근 호프집에서 이뤄졌고 참석자는 모두 7명이었다. 이 자리에서 ㄱ교수는 노골적으로 ㅊ씨를 추행하기 시작했다. 옆자리에 앉으라 하고는 계속 손을 만지면서 “너는 책임감이 강한 여인이야. 다른 교수들이 너한테 좋지 않게 말해도 내가 다 막고 있지” 하고 말하기 시작했다. 몇번씩 ㅊ씨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면서 “얼굴은 예뻐졌는데, 허리도 가늘어졌는지 모르겠네” 라고 말하며 러브샷을 강요했다. ㅊ씨가 피하자 노골적으로 ㅊ씨 쪽으로 몸을 돌렸다. 주변 남학생들의 얼굴도 점점 굳어졌다. 급기야 “네가 외국에 나가 결혼하면 나는 너네 집을 방문해 너와 남편 사이에서 잠을 자겠다” 고 말하고, ㅊ씨의 얼굴을 만졌다. ㅊ씨가 손을 빼낼수록 집요하게 손을 만지며 귓속말로 “내가 너를 여인으로 만들어주겠다” “너를 안고 싶다”고 말했다. 놀란 ㅊ씨가 “농담이 지나치십니다”라고 정색을 하자 ㄱ교수는 “너에게 키스하고 싶다”며 갑자기 몸을 기울여 ㅊ씨의 볼에 입을 맞췄다. 주변 남학생들도 당황했고, ㅊ씨는 화장실에 가는 척하며 호프집 밖으로 나왔다. 불과 20여분 동안에 일어난 일이었다. 한 남학생이 ㅊ씨 가방을 가지고 나와 “일단 누나가 집에 들어가는 게 좋겠다. 조심해서 들어가라”고 ㅊ씨를 배웅했다. 시간은 10시50분경이었다.

여기까지는 전형적인 성추행 사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뒤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아카데미 특유의 ‘권위’와 ‘연줄’이 작동하기 시작한다.

집으로 돌아온 ㅊ씨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킨 뒤 이날 벌어진 일을 1차 회식에 참석한 학생들에게 이메일을 띄웠고, 자신이 쓰는 인터넷 칼럼(column.daum.net/chois)에도 올렸다. 칼럼난 회원이 주로 대학원에 다니는 친구들이라 답답한 심정을 호소하고 사태를 의논하기 위해서였다. 며칠 동안 학교나 ㄱ교수에게는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못했다.

친구들이 그의 글을 다른 학교 게시판에 옮기면서 사건은 서강대 총장과 학장, 학과장의 귀에 들어가게 된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당연히 피해자인 ㅊ씨를 불러 자초지종을 들어야 하는데도 총장은 일부 교수에게 “뒤에서 누가 조종한 것 아니냐”고 물어보았고, 학과장은 학생들을 불러 “문제가 커지면 아무에게도 이로울 게 없다”며 침묵을 강요했다. ㅊ씨는 뒤늦게야 이 사실을 알았다. 열흘쯤 지난 뒤 ㅊ씨는 여성단체를 찾아 상담을 하고 ㄱ교수에게 사과문 작성과 공개를 요구하는 글을 보냈다. 상황이 불리해지자 ㄱ교수는 학내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공개된 내용 중 사실과 다른 점들이 있지만, 본인의 부덕의 소치로 알고 그 자리에 있던 학생들에게 개인적으로 사과한다”는 글을 올린다.

권위와 연줄 내세워 관련자 침묵 강요

사진/ 피해자는 흔들고 기해자는 감싼다? 지난 3월 15일 5개 대학 학생들을 중심으로 교수 성폭력 뿌리뽑기 연대회의가 활동에 들어갔다. (한겨레 서경신 기자)

일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사과문이 나오자 일부 교수는 “BK21 평가가 있는데 이런 사실이 밖으로 알려지면 좋을 게 없다”고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동요가 일어났다. 학교 이미지가 실추하면 자신들에게도 불리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그 이유였다. 총학생회 여성위원회를 중심으로 진상조사 요구가 거셌지만 학교 쪽은 내내 묵묵부답이었다. 대신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학부 학생들의 아이피(IP)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사정은 점점 ㅊ씨에게 불리해지고 온갖 말이 떠돌았다. 가장 먼저 나온 것은 음모론. ㅊ씨가 학교를 떠난 교수들의 종용을 받아 대학원에 진학했고, ㄱ교수를 음해할 목적으로 일을 벌였다는 것이다. 그 다음에 등장한 것은 풍기문란론. 원래 꼬리치고 헤픈 여자였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등장한 것은 정신병자론이다. 정신이 좀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 과도하게 상황을 해석했다는 것이다. ㅊ씨가 사건 발생 직후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 정신과 상담치료를 받은 사실을 왜곡한 것이다.

참다 못한 ㅊ씨가 검찰에 ㄱ교수를 고소하자, 12월에 교수들을 중심으로 진상조사위원회가 열렸다. 혼자 참석한 ㅊ씨는 2시간 반 동안 증언을 반복해야 했고, 사건과 무관한 질문에 시달려야 했다. 목격자인 남학생들의 이름이 나올 때마다 “그 학생과 특별한 사이는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다. 2월에는 징계위원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ㅊ씨는 더욱 모욕적인 상황에 빠진다. 남자 교수와 신부들로만 구성된 징계위원들은 4∼5차례 합의를 종용했다. 심지어 한 징계위원은 몸을 앞으로 빼내 시종일관 ㅊ씨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학생이 거짓말하는지 사실을 말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이런다”고 말하기도 했다. 진상조사위원회와 징계위원회의 결과는 전혀 공개되지 않았고 당사자인 ㅊ씨에게도 통보되지 않았다.

사건이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으나 ㅊ씨는 이런 과정을 거치는 동안 “점점 정신병자가 돼 가는 것 같다”고 했다. “내가 정말 꼬리치는 여자가 아닌가 하는 자책도 들고, 학교에 들어오면 교수가 아는 척 해도 몸이 굳고, 후배들이 자판기 커피 한잔 뽑아 건네도 피하게 돼요. 괜히 저와 말을 나눴다가 ‘음모’의 배후로 지목되는 건 아닌가. 또 학교 쪽에 불려가 혼나지 않을까 저 혼자 노이로제에 시달립니다.”

현재 ㄱ교수는 징계위원회에서 3개월의 정직을 받은 상태다. 그러나 이미 그 전에 안식년을 받았다. 안식년 신청은 통상 6개월 전에 하도록 규정이 있으나 ㄱ교수의 경우는 검찰 수사가 한창일 때 안식년을 받았다. 학교 쪽은 기자에게 “징계 결과가 나온 뒤 안식년을 회수했다”고 해명했으나 ㄱ교수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안식년에 들어간 상태”라며 “자세한 것은 학교 쪽에 물어보라”고 말한 뒤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99년 동국대에서 졸업생을 성추행한 교수가 학교로부터 직위해제를 당했으나 그 교수와 같은 대학 같은 과 출신인 학계 인사들이 들고 일어나 ‘구제서명’을 한 사건이 있었다. 학연으로 똘똘 뭉친 교수 사회의 면모가 드러난 일이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ㅊ씨가 학위를 따는 것은 불가능하다. 설사 학교를 옮긴다 해도 진로는 순탄치 않아 보인다. 20대 내내 스스로 학비를 마련하며 공부를 한 ㅊ씨는 서른이 훌쩍 넘은 지금, 새로운 진로를 찾아야 한다. ㅊ씨의 선택은 과연 현명한 것이었을까.

“학교를 그만두면 지는 것이다라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강의에 들어가요. 강의실 뒤편에 앉아 있으면 눈물이 마구 쏟아져요. 제 사건이 일어나기 7개월 전에 학교 게시판에 ㄱ교수 자격시비와 함께 성추행 소문이 올라온 일이 있습니다. 그때 ㄱ교수가 저에게 반박글을 올려달라고 했죠. 지도교수의 부탁은 사실 명령 아니겠습니까. 그때 저는 마지못해 ‘분명하지 않은 일로 교수의 명예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요지의 글을 올렸습니다. 참으로 자괴감이 큽니다. 이전에도 ㄱ교수에게서 ‘당한’ 후배들이 있었을 텐데. 그때라도 진상규명에 나섰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 죄과를 지는 것 같아요. 늦었지만, 그리고 몹시 감당하기 힘들지만 제 문제를 공론화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여학생단체 중심으로 공동 대응 나서

서강대의 한 교수는 “학교는 제3자의 입장에서 문제를 처리하고 있다. 처음 있는 일이라 사건 처리가 미숙한 면이 없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성과 진리의 전당이라는 대학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는 사실도 어이없지만, 사건의 처리과정이 일반 사회보다 한참 뒤떨어졌다는 사실은 더욱 놀랍다. ㅊ씨의 사건을 계기로 지난 3월15일 동국대에서 ‘교수 성폭력 뿌리뽑기 연대회의’가 결성됐다(제보 문의 oddair@empas.com). 동국대·경희대·서강대·연세대·고려대 등의 여학생단체가 중심이 된 이 연대회의는 신고소 설치, 반성폭력 학칙 마련, 공동 법적 대응 등을 해나갈 계획이다.

김소희 기자 so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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